“우호적 관계 원한다면 미국이 노력해야”
미국 “갈등의 판돈 올리는 건 중국”
미국과 중국이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격한 신경전을 벌였다.
12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은 샹그릴라 대화 마지막 날인 이날 연설에서 미국이 중국을 모욕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 국가들을 꾀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중관계 개선이 어려운 이유는 미국에 있다”며 “미국이 중국을 비방하고 압박하는 일, 중국의 내정에 간섭하는 일 등을 멈추지 않는다면 양국의 관계도 개선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이 대립을 원한다면 중국은 끝까지 싸울 것”이라며 “미국이 우리와 우호적인 관계를 원한다면 그만큼 우호적인 관계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웨이 국방부장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새로운 인도태평양 전략인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에 대해서도 “갈등과 대결을 조장한다”고 거부감을 드러냈다.
IPEF는 미국이 5월에 발표한 인도태평양 경제협력제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참가국은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인도, 브루나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뉴질랜드,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등 13개국으로 중국은 제외됐다.
웨이 국방부장은 “IPEF는 자유롭고 개방적이라는 이름 아래 우리 지역의 국가들을 꾀어내 특정 국가를 배제하는 그룹을 만들려는 시도”라며 “누군가를 봉쇄하고 포위하기 위해 갈등과 대립을 조성하는 전략”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이어 “중국은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국가로 인도태평양 지역의 침략자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연대를 강화하고 대립과 분열을 멈추라”고 덧붙였다.
이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회의 기간 중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을 침략한다는 입장을 지속한 데 대해 중국이 내놓은 반박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전날 IPEF에 대해 “미국의 대 전략의 중심”인 “최우선의 선택지”라고 설명했다. 그는 “IPEF가 곧 발표될 국가 안보 전략과 국방 전략의 핵심 전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주장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발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이 중국이 대만 근처에서 “도발적이고 불안정한 군사 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하자 하루 뒤인 이날 웨이 국방부장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라며 “중국을 분열시키기 위해 대만 독립을 부추기는 사람들은 좋은 결말을 맞이하지 못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미국은 양국 간 갈등의 판돈을 올리는 건 오히려 중국이라고 반박했다. 오스틴 국방장관은 “우리는 중국이 대만 근처에서 군사 활동을 늘리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늘려가고 있다는 걸 안다”며 “최근 몇 달간 대만 인근을 비행한 중국 항공기가 거의 매일 확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웨이 국방부장은 러시아와의 관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서라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가 대화를 해야 한다”면서도 “어떠한 물질적, 군사적 지원도 하지 않았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