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브랜드 쏠림 현상 두드러져…판매량 예측 AI 개발ㆍ가상 인플루언서 등 생존 전략 시도
골프웨어 시장이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와 중저가 브랜드 간 온도 차가 크다.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선전하는 반면 중저가 브랜드들은 아직도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1일 이투데이 취재 결과 중저가 골프웨어 브랜드들은 골프 메카인 미국 진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제품 재고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등 생존을 위해한 차별화된 전략에 나서고 있다.
가장 차별화된 시도에 나는 업체는 까스텔바작이다. 까스텔바작은 올해 8월 출시를 목표로 ‘까스텔바작 인공지능(AI) 알고리즘’ 개발에 들어갔다. AI 알고리즘은 패션 트렌드 분석 결과를 데이터화해 신제품 디자인 방향과 유형을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디자인별 판매량도 데이터화해 품목별 생산 수량도 예측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과대 재고를 방지하고 관리 비용도 낮출 수 있다고 까스텔바작은 설명했다.
JDX는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확보하고자 동분서주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PGA 쇼’에 참가했다. PGA 쇼는 골프 비즈니스 행사로 80여 개국, 1200개 브랜드가 참여했다. 행사에서 JDX는 다양한 기업과 세일즈 미팅을 했다. 현지 업체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JDX는 올해 미국에서 유통채널을 100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슈페리어는 작년 말 프렌치 감성 골프웨어 브랜드 ‘마틴골프’를 출시했다. MZ세대에게 관심을 끌고자 가상 인플루언서인 '로지'를 모델로 선정했다.
중저가 브랜드들이 과감한 시도를 하는 이유는 생존을 위해서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골프웨어 시장이 최근 급격하게 성장했지만 중저가 브랜드들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이 골프 의류를 통해 자신을 과시하려는 성향을 보이면서 프리미엄 브랜드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어서다.
골프웨어 업계 관계자는 “기능적 측면만으로 봤을 때 제품 간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다”며 “단순히 비싸다는 이유만으로 프리미엄 브랜드를 고르는 소비자들이 있다”고 했다.
골프웨어 브랜드 간 양극화로 인해 중저가 업체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까스텔바작은 지난해 영업손실 33억 원을 기록, 전년 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올해 1분기에도 14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루이까스텔을 운영하는 브이엘엔코는 작년 312억 원의 적자에 머물렀다. 전년(-93억 원) 대비 적자 폭이 2배 이상(219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슈페리어는 13억 원 늘어난 영업손실 94억 원을 기록했다. JDX를 운영하는 신한코리아는 지난해 영업익 47억 원을 기록, 2020년(44억 원)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다.
골프웨어 시장에 새로 뛰어드는 업체들이 계속 증가하는 점도 중저가 브랜드들로서는 위기 요인이다. 골프에 대한 관심이 전 세대에 걸쳐 높아지면서 기존 의류 업체들이 잇달아 골프웨어 시장에 출사표를 내고 있다. 공급 과잉이 발생하면 중저가 브랜드들은 이미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프리미엄 브랜드들보다 보폭을 쉽게 넓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