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비중 높아 환차익 변동 폭 커
상대적으로 현대차보다 신차효과↑
환율-이익 민감도 역시 현대차 2배
올 하반기 현대자동차보다 기아의 약진이 기대된다. 글로벌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외적 요인은 동일하지만 상대적으로 현대차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데다, 환율 변화로 인한 이익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이다.
나아가 제품 교체주기의 중반을 넘어선 현대차와 달리 여전히 신차효과가 유효하다는 것도 기아에 대한 하반기 긍정적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16일 기아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올 하반기 기아의 실적과 관련해 긍정적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기아 IR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자와 금융투자업계를 대상으로 이번 주 들어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 기업설명회를 개최 중”이라며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 하반기에는 원자재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지만, 환율에 따른 상쇄분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기아는 1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현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시작했다. 설명회는 영국으로 건너가 에든버러와 런던 등에서 이어진다. 기아는 이번 해외 IR을 통해 하반기 대내외 환경을 비롯해 회사 안팎의 상황을 설명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를 포함한 현대차그룹은 7월부터 본격적인 생산 정상화 절차에 접어든다. 올해 2분기 월평균 25만 대를 생산했던 기아는 7월부터 월 27만 대 생산체제에 접어든다. 반도체 수급 상황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기아가 기업설명회 시작 이후 IR 사이트 등을 통해 공개한 재고 상황을 살펴보면 국내와 해외에서 대기 중인 출고 물량만 각각 50만 대 수준이다. 여기에 매달 10만 대가 넘는 신차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재고가 극도로 부족한 상황. 완성차 제조사는 통상 60~90일의 재고물량을 유지한다. 그러나 기아의 국내 재고는 1주일분에 못 미치고 해외 재고 역시 약 1개월분에 그치고 있다. 그만큼 수요가 넘치되 공급은 부족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하반기에는 상대적으로 현대차보다 실적 개선이 빠르게 시작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유는 상대적으로 국내 생산분 가운데 수출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차 국내 생산분 가운데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3%다. 이와 달리 기아의 수출 비중은 무려 34%에 달한다.
수출 비중이 높은 기아는 결국 글로벌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환율에 따른 이익 민감도를 보면 현대차가 1.7% 수준, 이와 달리 기아는 3.3%에 달한다. 환율 변화에 따른 기아의 실적 변화 폭이 더 크다는 의미다. 환율 변화에 따라 환차손이 큰 반면, 거꾸로 환차익도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1분기 현대차와 기아가 각각 밝힌 원/달러 환율 5% 변화에 따른 세전순이익 변화를 보면, 현대차의 손실은 702억7000만 원이지만 기아의 환차손은 2544억 원을 넘어선다. 환율에 따른 손실 폭이 크다는 것은 그만큼 환율 변화에 따른 이익 폭도 크다는 것을 뜻한다.
기아 관계자는 “여전히 글로벌 주요시장에서 뚜렷한 신차효과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시장에서 낮은 인센티브(판매 성과금)를 제시해도 판매가 꾸준히 증가 중”이라며 “하반기 반도체 수급이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면 1대당 판매 마진 효과가 실체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