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물가상승률 6% 우려에도 인상 결정
한전에 인상과 별개로 자구책 마련 강조
한전, 6조 원 이상의 재무개선 추진 계획
전기요금이 킬로와트시(kWh)당 5원 인상된다. 가스요금도 메가줄(MJ)당 1.1원 오른다. 이에 따라 7월부터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평균 3755원(전기료 1535원, 가스료 2220원)의 추가 부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는 27일 연료비 조정단가의 분기 조정폭을 연간 조정폭 범위 내로 조정해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를 kWh당 5원으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본래 연료비 조정단가 분기 조정폭은 ±3원(kWh당)이었지만, 정부는 한전의 제도개선 요청에 따라 연간 조정 한도 범위인 ±5원(kWh당) 내에서 조정하는 방안을 적용하기로 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기준연료비), 기후환경요금, 연료비 조정요금에 따라 결정된다. 이중 연료비 조정요금은 분기마다 결정되는데, 이번에 kWh당 5원으로 적용되면서 3분기 전기요금이 kWh당 5원 오르는 것이다.
2020년 에너지 총조사 보고서에 따라 4인 가구 월평균 전기사용량을 307kWh로 봤을 때 월 전기요금 부담은 약 1535원 증가할 전망이다. 부가세와 전력기반기금은 제외한 것이다.
정부는 연료비 조정단가 발표와 함께 민수용 도시가스 요금도 메가줄(MJ) 당 1.11원 인상하기로 했다. 국제 유가와 환율 등이 상승함에 따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은 16.99원으로 오르며 연중 가구당 평균 가스요금은 2220원 증가할 전망이다.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동시에 오르며 서민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한전의 적자를 사실상 일반 국민에게 전가한 꼴이다. 물가상승률이 6%대를 눈앞에 둔 상황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물가를 자극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도 이 점을 고려해 전기요금 인상 발표를 일주일이나 미루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한전의 적자 부담을 덜기 위해 전기요금 상승을 결정한 것이다.
정부가 요금 상승을 결정한 이유는 한전의 적자 부담은 물론 전기요금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 때문이다.
이날 한전에 따르면 한국의 전기요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4번째로 저렴하기도 하다. 1인당 전기요금 사용량은 1만 330kWh로 세계 3위 수준에 달하며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기요금 상승과 별개로 정부는 한전이 전기요금 인상과 별개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한전도 지난달 전력그룹사와 합동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업구조조정, 긴축경영 등 모든 방안을 마련해 6조 원 이상의 재무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전기요금 상승에 따른 취약계층의 요금부담 완화를 위해서도 할인 한도를 40%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사회적 배려계층은 할인 한도를 1600원 추가 상향해 월 최대 9600원 할인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