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내 반도체 생산 여력 키워야 한다고 강조해와
대만의 실리콘 웨이퍼 제조업체 글로벌웨이퍼스가 50억 달러(6조4650억 원)를 투자해 미국에서 웨이퍼 제조 공장을 짓는다. 웨이퍼는 반도체를 만드는 토대가 되는 얇은 판이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웨이퍼스는 올해 말 텍사스에 미국에서 가장 큰 웨이퍼 제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도리스 수 글로벌웨이퍼스 최고경영자(CEO)는 “세계적인 반도체 부족 사태에 더해 지정학적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며 “글로벌웨이퍼스는 미국의 반도체 공급망의 탄력성을 높이기 위해 최첨단 300mm 실리콘 웨이퍼 제조 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 CEO는 대만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직 짓기도 전인 텍사스 공장이 생산할 웨이퍼 물량의 80%가 이미 주문이 완료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퀄컴의 경쟁사인 대만 반도체 설계 기업 미디어텍도 전날 퍼듀대와 함께 미국에 연구소를 짓는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반도체 공급을 대만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점을 우려해왔다.
에릭 슈미트 전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자국 칩 공급의 대부분을 대만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 안보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키면서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이런 불안을 증폭시켰다.
이에 따라 세계 1위 반도체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TSMC도 생산 여력을 키우고 국가 안보용 칩은 자국 내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미국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애리조나에 120억 달러 규모의 공장을 짓고 있다.
쿵밍신 대만 국가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행사에서 “대만은 민주주의 가치와 산업 개발에 있어 미국의 가장 좋은 파트너”라며 “양국은 반도체 연구ㆍ개발(R&D)과 설계, 생산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