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기업 IPO, 하반기엔 ‘흐린 후 갬’ 전망

입력 2022-07-0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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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올 상반기까지 먹구름이 짙었던 국내 바이오 기업의 IPO(기업공개)에 조금씩 햇살이 들고 있다. 한동안 투자금이 줄고 IPO 연기 등으로 위축됐던 바이오 기업들이 상장 재추진, 합병을 통한 상장, 정부 보증을 통한 투자금 마련 등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다.

1일 제약산업전략연구원(PSI)에 따르면 감소세였던 바이오 기업 기술성장기업 상장특례(기술특례상장)가 최근 살아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올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했던 신약개발 기업 보로노이, 스팩과 합병한 의료기기 기업 원텍이 각각 지난달 24일과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또한 상반기 상장심사를 통과했던 바이오 기업들의 하반기 상장도 이어질 전망이다.

기술특례상장은 현재 영업실적은 미미하지만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들이 전문평가기관의 기술평가(2005년 도입)나 상장주선인 추천(2017년 도입)을 통해 상장이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전문평가기관 기술평가는 바이오 기업 상장 지원을 위해 도입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작년 10월 기준 2005년 이후 기술특례상장 100개사 전체 공모금액은 2조4000억 원으로, 바이오 기업은 76개사에 공모금액은 2조 원에 달했다. 평균 공모 규모는 바이오 기업 269억 원, 비(非) 바이오기업 156억 원이다. 장기간 연구개발 비용을 쏟아야 하는 바이오 기업 입장에서 기술특례 상장은 투자금 마련을 위한 필수 선택지였던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국내 바이오 기업의 기술특례상장이 크게 줄었다. 바이오 기업 기술특례 신규상장은 2018년 15개, 2019년 14개, 2020년 17개였으나, 지난해 9개로 감소했다. 또한 올해 상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와 상장심사 승인을 받은 바이오 기업은 10곳도 안된다.

업계에서는 일부 바이오 기업의 횡령 사건 등 이른바 ‘먹튀’가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대어급 종목의 부재와 횡령 사건 관련 악재, 특례상장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공시요건 강화 등이 IPO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며 “이로 인해 기술특례상장에서 제약바이오 기업 비중이 축소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거래소는 올해 1월부터 기술특례상장의 기술평가 신뢰성 제고를 위해 평가항목 확대·정비, 평가내용 구체와 및 유의사항 등을 마련해 기술평가제도를 개선했다.

▲헬스케어 기업 원텍이 지난달 30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사진제공=원텍)

그럼에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은 신약개발 경쟁력을 바탕으로 다시 도전에 나서고 있고,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의약품제조업체 알피바이오와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지난 4월, 에프릴바이오와 샤페론이 5월 상장심사 승인을 받아 예비심사를 통과했다. 이 중 루닛과 에이프릴바이오는 7월 중 코스닥 상장에 나선다.

루닛은 지난달 16일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코스닥 상장을 위한 IPO에 본격 돌입했다. 이 회사 총 공모주식수는 121만4300주, 주당 공모예정가는 4만4000~4만9000원이다. 회사 측은 이번 공모로 약 534억원(공모가 밴드 하단 기준)을 조달할 계획이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루닛은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으로 최종 공모가를 확정하고, 12~13일 일반청약 후 7월 중 상장한다는 목표다.

지난달 21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한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에이프릴바이오는 162만주를 공모한다. NH투자증권이 주관사로 주당 공모예정가 2만~2만3000원, 공모금액 324~373억원이다. 13~14일 수요예측, 19~20일 일반청약 후 28일 상장할 예정이다.

에이프로젠은 계열사와 합병을 통해 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지난달 14일 에이프로젠과 에이프로젠메디신(에이프로젠MED)은 각각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두 기업의 합병을 승인했다. 합병기일은 이달 15일, 주권 상장 예정일은 8월5일이다. 이번 합병으로 에이프로젠은 코스피 상장사 에이프로젠MED에 흡수합병되며, 에이프로젠MED은 사명이 에이프로젠으로 변경된다.

또한 의료 AI 솔루션 기업 메디컬아이피는 지난달 14일 기술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에서 모두 A등급을 받아 상장기준을 통과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기술보증기금과 한국평가데이터로부터 기술 완성도, 경쟁 우위도, 시장성 검증을 위한 심사에서 모두 A등급을 획득했다.

정부 보증을 통해 투자금 확보에 나선 기업도 있다. 알츠하이머병 치매치료제를 개발하는 아리바이오, 합성신약 개발 회사 퓨쳐메디신, 맞춤형 유산균 기반 건강기능식품 제조 기업 에이치이엠파마, 분자진단 솔루션 기업 원드롭 등 4개 사는 지난달 28일자로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지원 기업에 선정됐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투자유치를 통해 시장검증을 받고, 혁신성·성장성이 우수한 유니콘 유망기업에게 기술보증기금이 최대 200억 원까지 특별보증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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