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한파에 강남도 강북도 몸값 낮추는 보류지

입력 2022-07-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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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이투데이DB)

부동산 열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보류지 시장 역시 차갑게 식고 있는 모양새다.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몸값을 낮추고 있다. 집값 고점 인식, 금리 인상 등으로 거래가 줄면서 보류지도 조정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동 ‘대치 르엘’은 지난달 10일 보류지 2가구에 대해 매각을 진행했지만, 주인을 찾지 못했다. 앞서 4월 첫 매각 진행 이후 두 번째 입찰에 나섰지만 결국 또 실패한 것이다. 매각 대상은 전용면적별로 59㎡형 1가구(2층), 77㎡A형 1가구(2층) 등 2가구다. 최저 입찰 기준가는 각각 23억5400만 원, 29억400만 원으로, 1차 매각 당시와 똑같이 책정됐다.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게 잇단 매각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 아파트 전용 59㎡형 현재 매매 호가는 23억~23억5000만 원 수준이다. 이 시세와 비교했을 때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싼 셈이다. 심지어 로열층임에도 보류지보다 5000만 원 싸게 나온 매물도 나온 상태다.

대치 제2지구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관계자는 “지금까지 총 두 차례 보류지 매각을 진행했는데 모두 응찰이 없어 유찰된 상태”라며 “3차 매각 일정이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이전 최저 입찰가보다 낮게 조정해서 공고를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손미경 기자 sssmk@)

이처럼 최근 보류지 시장이 시들해지자 입찰가를 낮추는 조합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노원구 공릉동 ‘태릉 해링턴플레이스’는 지난달 보류지 12가구에 대한 매각공고를 내고 이달 13일까지 입찰을 받는다. 이 단지는 3월부터 6차례 보류지 매각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총 13가구 중 단 1가구만 매각됐다.

유찰이 오랜 기간 이어지자 몇몇 가구는 가격을 낮췄다. 이 아파트 전용 84㎡형 2가구는 12억7400만 원에 최저 입찰가가 책정됐다. 직전 최저 입찰가인 13억 원 대비 2600만 원 내렸다.

다만 다른 평형 매물들은 종전 가격을 고수했다. 전용 59㎡형(5가구)은 9억3000만 원, 전용 74㎡형(5가구)은 11억 원에 최저 입찰가가 책정됐다. 현재 이 아파트 전용 59·74㎡형 호가는 각각 10억~11억 원, 12억~13억 원으로 보류지 책정 입찰가보다 높다.

집값 고점 인식이 여전하고, 금리 인상 등이 지속하면서 부동산 관망세가 짙어지자 보류지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넷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1.1포인트(p) 하락한 87.0으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낮을수록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매수급지수는 5월 첫째 주 91.1을 기록한 뒤 8주 연속 하락하고 있다.

보류지는 정비사업을 진행한 조합이 분양상황 변화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조합 몫으로 남겨둔 물량을 말한다. 매각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며, 만 19세 이상 개인이나 법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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