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장…"5년간 서울·지방 집값 양극화 더 심해졌다"

입력 2022-07-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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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평균 매매가 지방의 '3배'
인구·일자리 수도권에 집중돼
부동산 시장 수요자 함께 몰려
"지방에 양질 일자리 만들어야"

▲사진은 서울 용산구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조현욱 기자 gusdnr8863@)

지난해 세종·대구를 시작으로 지방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장이 전국으로 번지고 있다. 특히 지방부터 시작된 집값 하락장으로 인해 서울과 지방의 집값 격차도 더 벌어졌다. 5년 전 서울과 지방광역시(대전‧광주‧대구‧울산‧부산)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 격차는 3억4508만 원이었지만, 최근 8억7400만 원까지 늘어났다. 수도권과 비(非)수도권 간 지역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 집값 양극화 현상은 지속할 전망이다.

10일 KB부동산 월간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지방광역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의 31%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아파트값이 지방광역시 아파트값보다 3배 이상 비싼 것이다. 2017년 5월에는 지방 아파트값이 서울 아파트값의 43%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더 벌어졌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7년 5월 6억708만 원에서 지난달 12억7992만 원으로 110%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방광역시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6200만 원에서 4억592만 원으로 54% 오르는 데 그쳤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범어동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면적 204㎡형은 지난달 17일 25억5000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평형이 2017년 5월 14억8800만 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71% 올랐다.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형은 5월 23일 68억 원에 매매됐다. 같은 평형이 2017년 6월 31억9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진 것과 비교하면 113% 상승했다.

서울과 지방 집값 양극화는 지역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인구와 일자리가 수도권에 집중됨에 따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집값을 끌어올린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 인구수는 2602만3283명으로 총인구수(5163만8809명)의 50.39%에 해당한다. 수도권 인구 비중은 1992년(44.07%)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증가했으며 2019년 처음으로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역전했다. 국토연구원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는 30대 이하의 청년층에서 수도권으로의 인구 유입이 진행되고 있으며, 대학생과 사회초년생인 20대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2030 청년들은 양질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이동했다.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청년고용률(수도권 42.6%‧비수도권 36.7%) △비정규직 근로자 비율(수도권 34.9%‧비수도권 37.9%) △경제활동인구 1000명당 연구개발인력(수도권 31.6명‧비수도권 19.3명) 등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의 고용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시나 대구는 공급과잉이 문제가 됐다. 지난해 전국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세종시나 대구는 집값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세종시는 지난해 7월 26일 이후 50주 연속, 대구는 지난해 11월 15일 이후 34주 연속 집값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서울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지역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 부동산 시장을 억제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지방의 집값 양극화의 원인은 수도권 인구 집중화”라며 “장치 산업이 아닌 첨단 산업을 위주로 지방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그 곁에 주거지를 조성해야 한다. 그래야 사람들이 서울로 오지 않고 그 지역에서 충분히 근무하고 연구하며 소득을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기업만 이동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며 “지방에 건실한 중소기업을 육성시켜 중소기업 공화국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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