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차 시간 5~35초가량 늘려…서울시 “내달 시간표 조정”
서울 서남부를 가로지르는 경전철 신림선이 개통 두 달을 맞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계속해 나오고 있다. 출입문 개폐 시간이 짧아 타기도 전에 문이 닫히는 경우가 빈번하고 제시간에 열차가 도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5월 28일 여의도 샛강역부터 관악산(서울대)역까지 11개 정거장을 잇는 신림선이 개통했다. 신림선은 국내 최초로 ‘한국형 무선통신기반 열차제어시스템(KRTCS)’을 도입해 기관사 없이 무인으로 운영된다. 출발역에서 종점역까지 16분만에 갈 수 있고 지하철 9호선(샛강역)·1호선(대방역)·7호선(보라매역)·2호선(신림역)에서 환승도 가능해 서울 서남권의 교통 편의가 높아졌다. 하지만 신림선의 출입문을 여닫는 시간이 짧아 안전 문제를 지적하는 승객들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27일 신림선 운영사 남서울경전철 고객의 소리에 올라온 민원글을 분석한 결과 전체 157건 중 출입문 개폐 시간 관련 민원은 약 31건, 배차 간격 관련 민원은 약 27건으로 나타났다. 출입문 개폐 시간과 관련한 민원 글 중에는 빨리 닫힌 출입문으로 인해 왼쪽 손목에 멍이 든 사진을 첨부해 보상 절차를 문의하는 내용도 있었다.
신림선 열차 출입문 개폐 시간은 일반역 20초, 환승역 및 종착역은 25초로 설계됐다. 이에 비해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1~8호선은 평균 30~40초가량 승강장에 정차한다. 9호선은 평균적으로 25~30초 승강장에 정차한다. 무인으로 운영되는 신림선과 달리 지하철 1~8호선과 9호선은 기관사가 승강장 내 상황을 CCTV로 지켜보며 출입문을 수동으로 조정해 10여초가량의 여유가 있다. 신림선은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개통 후 6개월간 기관사 자격을 갖춘 안전요원이 탑승하고 있다.
서울시와 남서울경전철은 이 같은 민원을 파악해 개통 다음 날부터 출입문 개폐 시간을 조정해왔다. 특히 시민들이 많이 타고 내리는 환승역과 종착역인 샛강·신림·보라매·관악산역은 정차 시간이 기존 25초에서 30~60초로 늘어났다. 정차역이나 요일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체적으로 출입문을 여닫는 시간이 역마다 5~35초간 늘어난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개통 다음날 개폐 시간을 조정했지만 관련 민원이 계속 됐다”며 “시민들이 많이 타는 역에서는 최대 60초간 정차를 하는 방식을 통해 승객들의 안전을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림선 승강장 정차 시간 조정에는 제약이 있다. 시와 남서울경전철은 평일 기준 왕복 384회, 주말 기준 왕복 312회 열차를 편성하는 것으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남서울경전철 관계자는 “정차 시간을 무한정 늘릴 수 없는 게 열차는 시간표대로 운영하도록 맞출 수밖에 없다”며 “출·퇴근 러시아워 때 열차를 조금 더 늘려 하루 운영 횟수를 맞추려 한다”고 전했다.
시는 다음달 중 신림선의 열차 운행 시간표를 조정해 안내할 계획이다. 출입문을 여닫는 시간이 늘어나자 열차가 제시간에 도착하지 않는다는 민원이 나오는 것에 대한 조치다. 시 관계자는 “개통 이후 쌓인 승객 데이터를 토대로 세부적인 조정과 관련해 협의 중”이라며 “8월 중 시간대별로 적합한 정차시간을 산출해 열차 운행 스케줄을 게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