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수 혐의로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선수 브리트니 그라이너(32)에게 징역형이 구형됐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와 스푸트니크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재판에서 러시아 검찰은 그라이너에게 징역 9년6개월과 100만 루블(약 2천200만 원)의 벌금형을 구형했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여성 농구선수로 꼽히는 그라이너는 오프시즌 돈을 벌고자 러시아팀 UMMC 에카테린부르크에서 활동했다. 하지만 지난 2월 미국에서 2주간 휴가를 보낸 뒤 러시아에 입국하다 마약 밀반입 혐의로 모스크바 공항에서 체포됐다.
러시아 당국에 따르면 그라이너의 가방에서는 나온 것은 대마초 추출 오일이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였다. 그러나 그라이너의 변호인은 그라이너가 지병 치료를 위해 의료용 대마초를 합법적으로 처방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변호인은 의도적인 반입 시도가 아니었으므로 무죄를 주장, 굳이 처벌을 해야한다면 최대한의 관용을 베풀어 달라고도 요청했다.
그라이너는 재판에서 “팀과 동료들, 구단과 팬들에게 사과하고 싶다. 또한 부모님과 형제자매들, 피닉스 머큐리 구단과 WNBA의 선수들, 집에 있을 배우자에게 미안하다”라며 “솔직히 실수였다. 당신들의 판결로 내 인생이 끝나지 않기를 소망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 역시 “러시아 당국이 부당하게 그라이너를 구류하고 있다”라며 조속히 구라이너를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그라이너를 비롯해 기업인 폴 휠런 등 러시아에 억류된 미국인 2명을 현재 미국에서 복역 중인 러시아인 무기상 빅토르 부트와 교환하자고 제안하며 러시아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
한편 현재 러시아에서는 마약을 밀수하다 적발될 경우 최대 1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