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 '유통 공룡' 롯데가 부활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코로나19 엔데믹을 맞아 백화점 부문이 전반적인 성장을 이끄는 등 올 2분기 영업이익만 880% 넘게 뛰는 한편,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순혈주의'를 깨고 영입한 외부인사와 함께 조직 혁신을 꾀한 결과 체질 개선의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롯데쇼핑은 올해 2분기 매출 3조 9019억(-0.0%), 영업이익 744억(882.2%), 당기순이익 455억(흑자전환)을 거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반기 매출액은 7조 6727억(-1.4%), 영업이익 1431억(106.3%), 당기순이익 1146억(흑자전환)을 기록했다. 롯데쇼핑이 상반기 기준 당기순이익 흑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처음이다.
회사 측은 최근 수년간 지속했던 실적 부진의 고리를 끊어냈다는 점을 고무적으로 보고 있다. 특히 조직 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에서 영입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겸 롯데쇼핑 대표이사)이 받아든 첫 성적표라는 점에서 김 대표가 늘 강조한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라는 비전 달성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평가다.
채널별로 보면 백화점은 리오프닝 본격화에 따른 패션 상품 매출 호조로 매출과 영업이익 큰 폭으로 늘었다. 백화점은 올 상반기 매출 1조 5686억(+12.3%), 영업이익 2097억(+27.3%)을 기록했다. 2분기 매출은 8285억(+14.9%), 영업이익은 1042억(+68.5%)으로 집계됐다. 엔데믹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며 해외패션, 여성패션, 남성스포츠 아동 부문이 신장한 점이 주효했다.
보틀벙커 등을 앞세운 마트 부문은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마트의 올 상반기 매출 2조 9223억(+0.8%), 영업이익 93억(흑자전환)의 실적을 거뒀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소비 위축 예상에도 보틀벙커 등 새로운 그로서리 경쟁력을 확충한 결과 주류는 올 2분기 기준 전년 대비 16% 늘었다.
반면 슈퍼는 상반기 매출 6815억(-8.6%), 영업이익 -39억(적자전환)을 기록했다. 2분기에도 점포 효율화(-23개)를 진행했지만 엔데믹으로 인한 내식 수요 감소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전자상거래 역시 지난해 8월 진행된 거버넌스 통합 영향이 지속하는 가운데 엔데믹 영향으로 온라인쇼핑 전반이 위축되는 분위기에서 2분기 영업적자 492억을 기록하며 적자가 확대됐다.
하이마트는 올 상반기 매출 1조 7287억(-11.1%), 영업이익 -79억(적자전환) 원을 기록했다. 리오프닝 본격화에 따라 대형가전 중심 가전제품 수요가 감소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줄었고 홈쇼핑은 송출 수수료 등 판관비 증가로 영업이익은 감소했지만, 여행 대기수요 관련 매출 등이 증가하며 상반기 취급량은 전년 대비 +3.6% 늘어났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롯데쇼핑은 그동안의 바닥 다지기를 끝내고 다시 유통 1번지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하반기 물가 상승에 따른 소비 위축 염려와 함께 환율 등 대외 환경 변화 추이도 자세히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