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운동가 프란시아 마르케스, 콜롬비아 첫 흑인 부통령
남미 콜롬비아에서 첫 좌파 대통령인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이 공식 취임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페트로 대통령은 이날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수십만 명이 그를 바라보는 가운데 취임 선서를 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콜롬비아 헌법과 법률을 충실히 집행할 것을 신에게 맹세하고 국민에게 약속한다”고 선서했다.
그는 취임 선서 전날 기념식에서 “수세기 동안 콜롬비아에 없었던 평온함과 평화를 가져오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며 “여기서부터 정의를 위해 싸우는 정부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6월 치러진 대통령 선거에서 기업인 출신 로돌포 에르난데스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오랜 기간 보수 정치인들이 통치하던 콜롬비아에서 첫 좌파 정치인의 대선 승리였다.
콜롬비아의 정권 교체로 중남미의 좌파 물결이 더 거세졌다. 몇 년 새 멕시코, 아르헨티나, 페루, 칠레 등 중남미 주요 국가에서 우파에서 좌파로 정권 교체가 일어나고 있다.
환경운동가이자 여성 권리 운동가인 프란시아 마르케스는 콜롬비아 첫 흑인 부통령에 올랐다.
페트로 대통령은 젊은 시절 좌익 게릴라 단체 M-19에서 활동했으며, 이후 정치인으로 변신해 상·하원 의원과 보고타 시장을 역임했다.
선거 유세 기간 동안 페트로 대통령은 당선될 경우 부자들의 세금을 인상하고, 의료와 교육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 개혁을 약속했다. 지난해 콜롬비아 정부는 반불평등 시위를 잔혹하게 탄압하면서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다.
그는 석유 탐사를 중단하고 청정에너지를 촉진하며 2019년부터 중단된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와의 외교·상업 관계를 다시 이어가겠다고도 다짐했다. 아울러 2016년 당시 콜롬비아 정부와 과거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체결한 평화협정을 충실히 이행하고 민족해방군(ELN)과도 평화 협상을 재개하겠다고 약속했다.
평화협정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폭력 사태와 마약, 불법 금광, 밀수, 빈곤율, 물가상승률 등은 페트로 대통령이 대처해야 할 당면 과제다.
호르헤 레스트레포 분쟁분석자원센터 애널리스트는 “페트로 대통령은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고, 어떤 대통령도 갖지 못했던 좋은 지지 기반 위에서 임기를 시작한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