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와중에 멕시코만 파이프라인 가동 중단
최근 국제유가가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올해 3월 배럴당 130달러를 돌파했던 국제유가는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둔화 우려에 100달러를 밑돌고, 미국 휘발유 가격은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승 요인은 여전하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멕시코만 유전과 가스전 6곳이 폐쇄되면서 유가 불안을 부채질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 가압소(booster station)에서 누수가 발생해 2개 파이프라인 가동을 중단한 영향이다.
석유업체 셸은 이날 하루 50만 배럴의 원유를 수송할 수 있는 2개의 파이프라인을 폐쇄했다고 밝혔다. 다만 누출 문제를 해결함에 따라 12일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현장 생산 재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이 매우 타이트한 상황에서 유전 폐쇄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현재 전략 비축유 방출을 통해 원유 재고 감소분을 상쇄하고 있지만, 원유 재고량은 이미 5년 평균을 밑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IEA는 이날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석유 수요 증가량을 일일 210만 배럴로 제시했다. 이는 기존 전망치보다 38만 배럴을 끌어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전 세계 석유 수요가 하루 9970만 배럴, 내년에는 1억180억 배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전망에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 선물 가격 모두 2% 넘게 뛰었다.
IEA는 여름철 폭염 여파와 함께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에너지 수출량을 줄인 이후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하고, 천연가스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유럽이 대체 연료 원으로 원유 수요를 늘릴 것으로 봤다. IEA는 “여름 폭염으로 전기 수요가 급증하고, 천연가스 가격은 치솟으며 일부 국가에서 석유로 전환을 장려하고 있다”며 “추가 수요는 압도적으로 중동과 유럽에서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요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 석유 시장 보고서에서 올해 세계 석유 수요 전망치를 하루 1억3만 배럴로 26만 배럴 낮췄다. 2023년 수요 전망치도 하루 1억272만 배럴로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 IEA가 수요 전망치를 상향하고 OPEC은 전망치를 낮췄지만, 여전히 OPEC의 수요 전망치가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