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친화 주거모델' 개발
노인의 주거복지 향상을 위해 2·3기 신도시에 ‘시니어 주택’ 조성 사업이 추진된다. 고령화가 가속하는 만큼 이에 걸맞게 주거 인프라 역시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16일 ‘고령친화 도시개발 추진전략 및 사업추진 방안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해당 용역은 고령화 사회에 따른 도시 문제점을 분석해 고령친화 도시를 개발하고, 주택공급을 주요 골자로 한다.
LH는 이번 연구를 통해 고령화 시대에 대비한 도시 모델을 개발해 2·3기 신도시에 시니어 주택 시범사업 추진지구를 선정하고, 실행에 옮긴다는 계획이다. 시니어 주택은 고령자들의 생활패턴을 고려해 토지이용계획을 수립하고, 공공기관·민간기업·지역공동체·대학 등 협업을 통한 방식을 적용한다.
구체적으로는 주거와 의료 서비스가 결합한 친고령화 주거모델을 개발하고, 운영방안도 함께 마련한다. 사회복지 프로그램과 연계한 생활 SOC 등을 확충하고, 부대 복리시설 및 지역 커뮤니티 활성화 방안도 추진한다.
LH 관계자는 “고령자들을 위한 주택개발 관련해서는 기존에 선행연구가 몇 차례 있었지만, 고령친화 도시개발 추진을 연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시니어 주택을 어디에 어떤 식으로 적용할지 계획해 연구용역 과정에서 감독원들과 협의해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이맘때쯤 연구가 완료돼 밑그림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령화 추세가 가속하자 주거 인프라도 발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전체 인구의 16.5%로 집계됐다. 문제는 증가 속도다. 고령 인구 비중은 2025년 20.3%로 초고령 사회로 진입해 2060년에는 전체 인구의 43.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령자 가구의 주거 만족도도 일반 가구에 비해 낮다. 2020년 기준 고령자 가구 주택 만족도는 2.92점, 주거환경 만족도는 2.93점으로, 일반 가구와 비교하면 각각 0.08점, 0.04점 낮은 수준이다. 주거환경의 경우 전체 14개 항목 중 의료·복지시설, 문화시설 등 11개 항목에서 모두 낮았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와 강동구 고덕동 일대에 ‘골드빌리지’(가칭)를, 노원구 하계5단지에 ‘3대 거주형 주택’을 시범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골드빌리지는 주거·의료·편의시설을 갖춘 공공형 주택을 말하고, 3대 거주형 주택은 부모-자녀-손자녀 등 3대가 한 가구에 분리해 거주하는 임대주택을 말한다.
최경호 주거중립성연구소 수처작주 소장은 “모두가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과정에서 고령자 역시 사회 취약계층으로서 국가가 복지를 위해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이라며 “LH 등 공기업이 선도적으로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