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점령 실패 러시아군, 동부 돈바스에 총공세
양국 휴전 의지 약해 전쟁 수년간 계속될 수도
반년 동안 계속된 전쟁은 엄청난 희생을 남겼다.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에 따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2월 24일부터 지난 14일까지 민간인 사망자 수는 5500명에 달한다. 부상자까지 합친 민간인 사상자 수는 1만3000명을 넘어선다. 유엔이 확인한 사상자 수로, 실제 사망자 수는 1만 명을 웃돌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범국’인 러시아의 피해도 적지 않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8일 러시아군 사상자 수가 7~8만 명에 달한다고 추정했다. 우크라이나군 피해는 정확히 보고되지 않았지만 사망한 군인만 1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측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특별군사작전’ 명령에 따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점령에 나섰다. 침공 첫날, 북부 체르노빌 원전을 장악한 후 키이우 포위를 시도했다. 그러나 서방의 지원을 등에 업고 결사항전을 벌인 우크라이나군에 밀려 수도 점령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개전 약 한 달 뒤인 4월 초, 우크라이나군은 반격에 나서 키이우 주변 지역을 탈환했다. 러시아군이 퇴각한 부차 지역에서 민간인 시신 수백 구가 발견돼 국제사회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러시아는 돈바스에도 총공세를 퍼부었다. 친러 반군이 통제하고 있는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 이어 남부 헤르손 병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역공에 나섰다. 이달 초 러시아가 2014년 일방적으로 병합을 선언한 크림반도에서 잇달아 폭발사건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자신들이 벌인 일이라고 공식 발표했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침공을 시작한 크림반도에서 전쟁을 끝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자포리자 원전 포격을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안전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미영프독 정상은 자포리자 원전 안전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서방의 대러 제재 보복으로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감축하면서 유럽 에너지 위기는 현실이 되고 있다. 양측의 막대한 피해에도 전쟁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양측 모두 자국이 군사적 이점이 있다고 판단해 휴전 의지가 약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몇 년 동안 계속될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세계를 뒤흔든 전쟁의 상흔도 길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