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일본 완성차 업체 혼다와 미국에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
이와 관련 양사는 29일 LG에너지솔루션은 서울 여의도 파크원에서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CEO 부회장, 미베 토시히로 혼다 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 체결식’을 했다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양사는 44억 달러(약 5조1000억 원)를 투자해 미국에 4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추기로 했다.
공장 부지는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에 착공을 시작해 2025년 말부터 파우치 배터리셀과 모듈을 양산한다. 생산된 배터리는 혼다 및 혼다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아큐라’ 전기차 모델에도 공급된다.
이번 합작법인 설립은 한국 배터리 업체와 일본 완성차 업체의 첫 전략적 협력사례다. 혼다가 비용을 내고 전기자동차(EV) 전지 공장을 추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7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최종 서명하면서 내년부터 미국 정부는 북미에서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하거나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를 대상으로만 보조금을 지급한다. 사실상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수혜 대상에서 제외한 것이다. 이에 혼다기 자사 전기차에 탑재될 비(非)중국산 배터리를 확보하기 위해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해 배터리 생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협력으로 글로벌 TOP 10 완성차 업체 중 8곳에 배터리를 공급하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혼다 외에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유럽 스텔란티스와도 북미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해 생산능력을 높이고 있다.
배터리 업계 안팎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이번 협업을 계기로 일본 기업과 협력 확대 가능성을 열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본이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동남아 시장에서 전기차 전환이 가속화될 경우 LG에너지솔루션이 선제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은 “높은 브랜드 신뢰도 구축한 혼다와의 이번 합작은 북미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고객과 긴밀한 협력 통해 전동화에 앞장서 고객이 신뢰하고 사랑하는 세계 최고의 배터리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