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손상 수준, 안전‧보안 시스템 점검, 직원 상태 평가
교전 중 적군에 장악된 원전, 문제 해결에 수주 걸릴 수도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총장이 이끄는 전문가 13명으로 구성된 사찰단이 2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도착해 자포리자 원전 점검 임무에 나섰다.
월스리트저널(WSJ)에 따르면 IAEA는 이날 그로시 국장이 이끄는 조사단이 원전의 손상 정도를 확인하고 안전 및 보안 시스템을 점검, 직원의 상태를 평가하기 위해 공장으로 향했다고 밝혔다.
사찰은 31일부터 내달 3일까지 나흘간 이어질 예정이라고 WSJ가 우크라이나 정부 내부 문건을 인용해 설명했다.
IAEA는 주로 세계 각국의 농축 우라늄 사용에 관한 사찰을 해왔다. 지금의 우크라이나처럼 전장에 있는 거대한 원전단지 사찰은 이례적이다.
전력선, 예비 발전기, 방사성 물질 손상 위험도 외에 교전의 여파로 원자로 접근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원전이 전쟁 중 적국에 점령된 만큼 수많은 안전 문제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문제 해결에도 수주가 걸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 D. 리비 전직 IAEA 관리는 “다른 사찰과는 비교가 안 된다”며 “1986년 체르노빌 원전폭발 뒤 이뤄진 사찰 이후 가장 심각한 상황에서 이뤄진 사찰”이라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과장 없이, 이번 임무가 IAEA 역사상 가장 어려운 임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럽 최대 규모인 우크라이나의 자포리자 원전은 3월부터 러시아군에 장악된 상태다.
원전 운영은 아직 우크라이나 측 에네르고아톰 기술자들이 담당하고 있다. IAEA는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기술자들이 러시아군의 위협 속에서 지쳐가는 그 자체가 핵 안전을 위협한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