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반려동물을 생각한다’라는 책을 통해 반려동물에 대한 선입견을 바로잡고자 했던 글 쓰는 수의사 이학범 작가는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하다’라는 책을 펴내며 이같이 말했다.
‘생각한다’에서 ‘함께하다’라는 제목의 변화에서 알 수 있듯이 저자는 이번 책을 통해 동물 진료비, 동물 촬영, 유기동물 및 사설보호소, 반려동물 자격증 등 반려동물과의 공존을 위한 다양한 소재에 대해 구체적으로 풀어냈다.
그 가운데 주목할 만한 대목은 반려동물 관련 민간 자격증의 허상을 지적한 부분이다. 저자는 “‘반려동물관리사’라는 똑같은 이름의 자격증을 발급하는 기관이 수십 개에 이르며 기준도 제각각”이라고 꼬집었다. 책에 따르면 동물 관련 민간자격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2021년 4월에는 338개, 2022년 2월에는 502개까지 증가했다.
저자는 “이 중에는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 자격증도 많다. 동물 자격증의 약 4분의 3이 지난 1년간 1명도 따지 않은 자격증”이라며 “대부분이 국가공인자격이 아니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등록하면 되는 민간자격증인 데다가, 유사한 명칭의 자격증이 남발되고 있으며 발급기관별로 교육 내용, 교육 기간, 이수 기준도 통일되지 않아 자격증의 신뢰도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려동물 분야 국가자격증은 ‘동물보건사’와 ‘반려동물행동지도사’다. 하지만 두 자격증 모두 일자리 창출 목적으로 급하게 도입돼 현장의 혼란과 피해가 심각하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동물보건사’의 경우 시험에 응시하려면 ‘동물보건사 양성기관 평가인증’을 받은 학교를 졸업해야 한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제1회 시험을 불과 2달여 앞두고 평가인증 결과가 발표되면서 일부 학생들이 응시자격을 박탈당하는 일이 발생했다. 반려동물행동지도사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이에 대해 저자는 “동물매개치료, 동물장례지도 등 반려동물 산업에서 새로운 분야가 계속 생겨나고 있다. 소비자들은 관련 분야 전문가를 원한다. 동물보건사, 반려동물행동지도사에 이어 더 많은 반려동물 국가자격이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며 “앞으로 국가자격이 도입될 때는 동물보건사처럼 시험을 몇 달 앞두고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준비하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