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경제동향 9월호…"반도체 산업 경기하강…경제 성장세에 위험요인으로 작용"
최근 글로벌 경기둔화 영향으로 제조업이 부진해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특히,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을 주도해온 반도체 산업의 경기 하강을 지적하고, 향후 성장세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발표한 경제동향 9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서비스업의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외 수요가 둔화되며 경기 회복세가 약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7월 경제동향'에서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을 지속했다"고 진단했지만, 지난달에는 "고물가와 대외여건의 악화로 경기 하방요인이 고조됐다"고 분석했다. 경기 하방에 대한 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은 지난달 부진이 일부 완화됐다고 평가했지만, 이번 달에는 대외 수요 둔화의 영향으로 부진하다고 지적했다.
7월 전산업생산은 조업일수의 변동 등으로 전월(2.2%)보다 높은 3.8%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계절조정으로 보면 전월 대비 0.1%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4.7%)은 숙박·음식점업(29.9%)과 운수⋅창고업(12.4%)이 증가세를 이어가며 전월보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제조업은 재고율(125.5%)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평균가동률(75.2%)도 하락하는 등 수요 둔화의 영향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대내외 금리 인상 기조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對) 중국 수출과 반도체 수출이 둔화되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중국 수출은 중국의 내수 둔화로 감소세가 이어졌으며, 최근 최근 청두, 선전 등의 주요 도시가 봉쇄되면서 하방 위험이 더욱 확대됐다.
특히, 제조업 중에서도 반도체 산업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웠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의 성장을 주도해온 반도체 산업의 경기하강을 시사하는 지표들이 증가했다"며 "반도체 산업의 경기하강은 향후 우리 경제의 성장세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기준 총수출금액의 19.9%를 차지한 가운데, 전년 대비 29.0% 증가하면서 수출을 주도했지만, 올해 7월 반도체산업의 가동률이 4월 고점(139.4)에 비해 14.3% 하락한 119.5에 그쳤다. 재고율(출하 대비 재고 비율)은 전월의 63.0%에서 95.7%로 대폭 상승했다. 아울러 반도체 수출 가격도 1년 전보다 18.5% 하락해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KDI는 설명했다.
세계 경제와 관련해선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의 지속과 주요 선진국의 금리 인상 등으로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소비와 고용시장 관련 지표가 양호한 흐름을 보였으나, 가파른 통화 긴축 기조의 가능성이 커져 부정적 경제전망이 커졌다. 중국은 재정지출을 확대하고 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기부양책을 강화하고 있지만, 최근 봉쇄조치가 다시 시행되면서 경기둔화 우려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