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부 경고장…“2023년 실적 급락 우려”

입력 2022-09-13 17:11수정 2022-09-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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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 가격인상ㆍ금리 상승에 시장 위축
현대차ㆍ기아 주력 모델 노후화 진입
닛산 제외한 토요타ㆍ혼다 신차 예고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 라인의 모습. (사진제공=현대차)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선방했던 현대차그룹이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실적 하락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가 그룹 내부에서 먼저 나왔다. 전반적인 자동차 판매가격의 상승과 요동치는 금리, 이에 따른 할부금융 시장 위축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1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던 현대차와 기아는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실적 하락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공통으로 처한 악조건 위에 현대차와 기아에 닥친 위기가 포개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가 예상을 벗어나 장기전에 접어들면서 글로벌 제조업 전반에 걸쳐 불확실성이 커졌다”며 “자동차 산업은 경기 위축과 차 가격 상승, 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융시장 위축 등이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올 상반기 글로벌 주요 완성체 업체들이 일제히 판매 가격 인상에 나선 게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당장 현대차그룹만 해도 잇따라 연식변경 모델을 시장에 쏟아내면서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 물류대란에서 시작한 원·부자재 가격 인상 등을 차 가격에 반영했으나 시장의 반발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 역시 자동차 판매에 걸림돌이다. 한국은행은 “다음 주 미국 FOMC 회의에서 0.75%포인트 인상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글로벌 금융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외환시장에서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고 우려했다.

추석 연휴 기간 유럽도 금리를 대폭 올렸다. 유럽중앙은행은 이 기간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했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이 기준 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상대적으로 고가의 소비재 가운데 하나인 자동차 판매는 위축기 진입이 불가피해졌다. 사실상 전체 판매의 80% 이상(국내기준)이 할부금융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곧 신차 구매 연기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경기 위축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할부금리 상승 등 갖가지 걸림돌 탓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당분간 판매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에도 또 다른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경쟁사 약진, 주력 모델 노후화, 판매 성과보수 확대 등에 발목이 잡혔기 때문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300원 후반에 머물고 있어 일부 환차익이 기대되지만, 경영여건은 여전히 악조건인 셈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로 예정된 9개 권역별본부장급 회의에서 이 같은 대내외 여건에 대비할 수 있는 대응책 마련에 나서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400원에 육박하는 원·달러 환율이 주력모델 노후화로 인한 이윤 감소를 얼마만큼 상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며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에 이어 이르면 내년 2분기부터 실적 하락을 우려해야 될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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