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검은 베일, 왕실만 쓰는 것” 지적
하지만 스페인 왕비, 배우 산드라 오도 착용
왕실서도 의무 착용 아냐
미국서 바이든 여사도 패시네이터 논란
이유는 다름 아닌 김 여사가 착용한 ‘패시네이터’ 검은 베일 때문. 복장을 지적하는 목소리들은 대부분 “패시네이터는 영국 왕실 여성들만 쓴다”는 주장을 펼쳤는데 실제로 맞는 얘기일까요.
영국 일간 미러는 “애도 베일(mourning veil)은 의무는 아니지만, 전통적으로 왕실 여성 구성원에 의해 사용됐고 착용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애도하는 것을 상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장례식에서 베일을 착용한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빈과 왕비가 된 카밀라 파커 볼스를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했지요.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애도 베일은 1952년 여왕의 아버지 조지 6세 장례식 때도 딸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와 마거릿 공주 등이 착용했을 만큼 왕실의 전통적인 장신구라 할 수 있습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면 1861년엔 빅토리아 여왕이 남편 앨버트 왕자가 사망하자 40년이라는 여생 동안 애도 베일을 착용하고 지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패시네이터 착용이 영국 장례 문화의 일부라 하더라도 영국 왕실만 착용할 수 있는 고유 권한인 것은 아닙니다.
이 같은 논란을 사전에 예상이라도 한 듯 미국 폭스뉴스는 지난주 “애도 베일은 왕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과거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 장례식에서 재클린 케네디 여사가 착용했듯이 애도의 목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정상급 귀빈 중엔 스페인의 레티시아 왕비가 김 여사와 유사하게 베일이 달린 모자를 착용했습니다. 특히 레티시아 왕비가 착용한 애도 베일은 왕실의 다른 구성원들보다 더 길게 내려온 전통적인 스타일에 가까웠고 그런 그에게 패션 잡지 하퍼스 바자는 “우아하다”는 평을 내렸습니다.
질 바이든 미국 영부인은 모자 대신 머리띠 모양의 패시네이터를 착용해 눈길을 끌었지요.
USA투데이에 따르면 한 트위터 이용자는 “머리에 큰 활을 쓰고 오셨네”라고 비꼬았고, 다른 이용자들도 “우울한 장례식에 경솔한 행동이었다”, “디자이너 친구들이 침을 꼴깍 삼키게 만든 머리띠”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다만 칼럼니스트 더그 샌더스는 “검정 패시네이터는 완벽한 장례 복장”이라며 바이든 여사를 두둔했고 이후에도 바이든 여사에 관한 이슈는 부각되지 않은 채 잦아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