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산유량의 1% 달하는 규모
배럴당 125달러였던 브렌트유 최근 85달러선대
유가 상승시 경기침체 리스크 더 커질 수도
OPEC+는 오는 5일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의를 개최한다. NYT에 따르면 OPEC+는 하루 50만~100만 배럴 규모의 감산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예측 상단은 전 세계 공급량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전망대로 이러한 감산이 현실화한다면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 감산이 된다. 더 나아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감산 규모가 100만 배럴을 넘어설 수도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OPEC+가 국제유가를 배럴당 90달러 선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봤다. 그간 OPEC+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맞춰 공급량을 조절해왔다. 2020년 팬데믹 초기 이동 제한으로 원유 수요가 급감하자 감산에 나섰고, 이후 수요가 회복하자 증산으로 방향키를 돌렸다. 그러다 지난달 초에 열린 회의에서는 유가 안정을 이유로 10월 원유 생산량 목표치를 하루 10만 배럴 줄이는 데 합의했다.
지난달 감산에도 국제유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자 OPEC+가 더 공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게 됐다.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때 배럴당 125달러대로 치솟았지만, 현재 8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규모 감산이 유가 하락 방어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브렌트유 가격은 OPEC+의 대규모 감산 논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자 3일 아시아시장에서 3% 이상 상승하기도 했다.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코앞에 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대규모 감산이 여러모로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지난 7월 인권에 대한 소신을 버리고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증산을 요청했었다. 하지만 OPEC+는 지난달 되려 감산을 결정해 바이든 대통령의 체면을 구겼다. 반면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유가가 오르면 정부 재원 마련이 더 수월해진다.
한편 OPEC+의 정책 공조가 올해 말 만료된다는 점에서 연장 여부가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지도 주목된다. 러시아는 현재 OPEC+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NYT는 “사우디는 OPEC+ 체제가 지속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제재로 생산 목표치 달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지만, OPEC+의 핵심 구성원으로 유지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