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인상 예상하나 보폭은 분분 베이비스텝 vs 빅스텝
한국은행이 12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한 3.00%로 결정했다. 올 7월 이후 역대 두 번째 빅스텝(50bp 인상)이며, 4월 이후 개최된 기준금리 결정 금통위 기준 다섯 번 연속 금리인상이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012년 9월(3.00%) 이후 10년1개월만에 3%대로 올라섰다.
이는 이투데이가 채권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부합하는 것이다. 앞서 5일 이투데이가 채권연구원 1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전원이 빅스텝을 예상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급등과 이에 따라 파급되는 추가 인플레이션 우려도 대응할 필요가 있었다. 실제 지난달 28일 원·달러 환율은 장중 1442.2원까지 치솟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16일(장중 1488.5원) 이후 13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었다. 이후 잠시 숨고르기 하던 원·달러는 11일에도 2년7개월만에 가장 큰 폭인 전일대비 22.8원(1.61%) 급등하는 등 불안감이 여전한 상황이다. 소비자물가(CPI) 역시 고공행진을 기록 중이다. 9월 CPI는 전년동월과 견줘 5.6% 상승해 5개월 연속 5~6%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근원인플레이션(식료품 및 에너지제외)도 4.1% 올라 2008년 12월(4.5%)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7일 정기국정감사를 위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출석한 이 총재는 “기본적으로 5% 고물가가 유지되는 한 무엇보다 물가안정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환율이나 물가 때문에 (빅스텝을) 안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환율이 오르면서 물가에도 부담”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도 “(연준 등) 대외상황이 워낙 크다. 최근 (총재의) 커뮤니케이션도 상황이 바뀌었다고 말하는 등 이미 빅스텝을 예고했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11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봤다. 다만, 보폭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했다. 주원 실장은 “가계소비와 기업활동이 위축되고 있다. 내수경기의 경착륙 가능성도 있다. 11월에도 금리인상을 하겠지만 보폭은 25bp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미국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가계 및 기업부채 상황이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도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반면,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9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대외 통화정책 변수가 달라졌다. 한은이 생각했던 연준의 (기준금리) 최종 레벨이 낮았다는 점에서 이를 메우기 위해서라도 50bp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