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 초등학교서 방사능 오염 확인 ‘심각한 수준’...2차 세계대전 핵폐기물 탓

입력 2022-10-17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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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조사업체 “학교 도서관, 교실, 운동장서 샘플 채취”
자연방사선 수치 웃도는 방사성 동위원소 검출
일부 원소 농도 기준치의 22배 넘어

▲2021년 12월 9일 콜드워터 크릭 하천이 흐르고 있다. 미주리(미국)/AP뉴시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가 핵무기용 우라늄을 정련했던 지역 인근의 한 초등학교에서 심각한 수준의 방사능 오염이 확인됐다고 16일(현지시간) AP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미국 환경조사업체 보스턴케미컬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8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플로리선트의 헤이즐우드 학군 내 한 초등학교 도서관과 주방, 교실, 운동장 등에서 샘플을 채취해 분석한 결과 자연방사선 수치를 크게 웃도는 방사성 동위원소가 검출됐다.

일부 원소는 기준치의 22배가 넘는 농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이 정도 수준의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경우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 근처에는 방사능 오염지대인 ‘콜드워터 크릭’이란 하천이 흐르고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이 하천변에서 영국, 캐나다 등과 함께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인 ‘맨해튼 계획’ 추진을 위해 무기용 우라늄을 생산했다.

이때 발생한 폐기물이 매립됐는데, 홍수 등으로 물이 범람하면서 하천과 주변 학교까지 방사능에 오염됐을 것으로 보고서는 추정했다.

콜드워터 크릭 주변 주민들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암 발병률과 기형아 출산 등으로 문제를 겪어왔다.

2018년 미국 육군공병대(USACE)가 지역 주민들의 의혹 제기로 인근 지역의 오염도를 측정했지만 이 학교는 조사 범위에 포함되지 않았다.

헤이즐우드 교육위원회는 지난 7월 USACE에 추가 조사를 요구했으나 거절당했고, 다음 달인 8월 보스턴케미컬데이터의 조사 계획을 전해 들었다.

교육위원회는 18일 비공개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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