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내믹 아일랜드ㆍAOD 매력에 ‘흠뻑’
커진 카메라ㆍA16에 향상된 성능 체감해
아이폰14 플러스 특출나진 않아도 괜찮아
충전단자와 카툭튀 아쉬워…C타입 기대
애플에는 충성고객이 많다. 애플 팬덤 사이에선 애플만의 감성에 이끌려 10년의 짝사랑을 이어오고 있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과연 무엇이 ‘감성’일까.
고민도 잠시, ‘집착에 가까운 디테일과 손색없는 마감’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아이폰14 시리즈에서도 그 감성은 여실히 묻어났다.
9일간 아이폰14 시리즈의 맏형 격인 ‘아이폰14 프로맥스’와 ‘아이폰14 플러스’를 사용해봤다. 240g의 아이폰14 프로맥스는 다소 무겁게 느껴졌지만 6.7인치 대화면과 카메라 등이 주는 만족감이 더 컸다.
사실 아이폰은 ‘마이그레이션’을 통해 그대로 데이터가 옮겨지다 보니 신형이라 할지라도 10분 만에 흥미가 떨어진다. 그런데 눈에 띄게 변한 ‘아이폰14 프로 라인업’은 재밌고 매번 새로웠다.
아이폰14 프로맥스에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다이내믹 아일랜드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AOD) △카메라 △대화면 △배터리 △스피커였다.
지난달 공개된 아이폰14 프로는 5년 만에 ‘M자 노치’를 벗어던지고 펀치홀 카메라를 채용했다. 펀치홀 디자인은 이미 갤럭시에서 수년 전에 적용된 것이지만, 차이가 있다면 이번 아이폰에는 애플리케이션이나 동작 실행 시 그에 맞게 모양이 역동적으로 변하는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보니 애플이 갈아 만든 UIㆍUX(사용자 인터페이스ㆍ경험) 디자인에 눈이 즐거웠다. 무엇보다 디테일에 감탄이 나왔다. 실행 중인 앱을 왼쪽으로 올리니 다이내믹 아일랜드로 쏙 빨려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을 보여준다. 또 통화 시에 상대방의 목소리와 내 목소리를 색깔로 구분하고 파장도 세세하게 표시한다.
두 개까지 앱을 이 ‘섬’에 넣을 수 있는데 한 개에서 두 개로 추가될 때 분리됐다가 서서히 줄어드는 애니메이션과 페이스ID 자물쇠, 에어팟, 음악 재생, 앨범 표지 등 작은 화면에 핵심 정보를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가장 실용적이면서도 의외였던 기능은 상시표시형 AOD다. 단순히 어두운 화면에서 시계, 날씨를 표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AOD로 진입할 때 심도 효과가 적용돼 감성이 두 배가 된다. 배터리도 거의 잡아먹지 않고 수면 중이거나 오랜 시간이 지나면 화면이 꺼진다.
커진 렌즈만큼 카메라 성능은 믿을 만했다. 아이폰14 프로는 4800만 화소 후면 카메라를 탑재한 첫 아이폰이다. 아이폰14 프로를 사용 중인 한 지인은 “(카메라가) 기가 막힌다”고 한줄평을 했다. 아이폰12 프로, 아이폰14 플러스와 비교해 글씨의 선명도, 인물모드 및 야간 촬영 시 사진 결과물도 눈에 띄게 차이가 났다.
이번 아이폰14 프로에서는 인물모드에서 3배줌뿐 아니라 2배줌 설정이 가능했다. 또 움직이면서 동영상을 촬영할 때 떨림을 잡아주는 ‘액션 모드’도 흥미로웠다. 반면 아이폰14 플러스의 경우 인물모드에서 2배 줌을 지원하지 않는다. 다만 카메라 저조도 개선, 트루뎁스 카메라 적용 등으로 준수한 결과물이 나왔다.
A14 바이오닉을 탑재한 아이폰12 프로와 속도 차이도 체감됐다. 아이폰14 프로맥스와 플러스는 각각 A16, A15 바이오닉 칩셋을 갖추고 있다. CPU 긱벤치 결과 멀티코어 기준 △아이폰14 프로맥스(5506점) △아이폰14 플러스(4715점) △아이폰12 프로(4044점) 순이었다.
명성처럼 ‘배터리 깡패’의 면모도 잘 드러났다. 사용 빈도, 작업 수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iOS16 업데이트 이후 배터리가 급격히 소모됐던 아이폰12 프로와 달리 두 모델 모두 종일 충전을 하지 않고도 50% 이상을 유지했다. 애플 측에 따르면 아이폰14 플러스는 아이폰 사상 가장 긴 배터리 시간을 자랑한다.
특히 큰 울림통 탓인지 프로맥스 스피커 성능이 좋았다. 블루투스 스피커 없이도 집 안을 가득 메울 정도였다. 또 6.7인치 화면으로 유튜브, 웹툰을 볼 때 6.1인치의 아이폰12 프로보다 정보양도 많아 더 쾌적했다.
아이폰14부터는 미니 모델이 사라지고 플러스 모델이 추가됐다. 6.7인치 화면 크기에 뜻밖에 무게가 가벼웠다. 프로와 비교해 특출나진 않았지만 프로급의 고사양은 아니더라도 큰 화면은 사용하고 싶은 소비자들에겐 제격인 듯하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현재 기술’로 최고의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카메라의 물리적인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 절반을 넘어가는 카메라 비율과 다소 과해 보이는 카툭튀는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충전단자에 아직 C타입이 아닌 라이트닝을 채택하고 있는 것도 다음 모델을 기다리게 만드는 부분이다.
아이폰14 시리즈를 통해 다이내믹 아일랜드와 AOD의 진가를 맛봤다. 애플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음 모델에서 C타입과 카툭튀를 없앨 잠망경 카메라가 채택될지, 그리고 애플만의 감성이 지속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