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이 롯데건설 지원을 위해 단기자금 지출을 결정하면서 신용도가 내려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신용평가는 “롯데케미칼의 롯데건설에 대한 유상증자 및 자금대여로 신용도 하향압력이 가중됐다”며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자금 조달구조, 영업실적 추이를 반영한 재무안정성 변화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롯데건설은 운영자금 조달 목적으로 롯데케미칼과 5000억 원 규모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한신평은 “지난 18일에 공시된 롯데건설 유상증자(총 2000억 원 중 롯데케미칼 지분인 43.79%만큼 참여 예정)를 합산하면 롯데케미칼의 자금 지원 규모는 약 6000억 원에 이른다”며 “최근 PF 자금시장 경색의 영향으로 롯데건설이 신용보강을 제공한 유동화증권 차환에 차질이 발생할 경우 이행해야 하는 상환의무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어 “석유화학 사업의 실적 부진과 대규모 인수자금(2조7000억 원) 지출이 겹치면서 동사 재무안정성이 상당 수준 저하되고, 2차전지 소재 사업의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주력 석유화학 사업의 부진 흐름을 보완하는 수준의 사업다각화 효과를 얻기까지 다소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계열사 지원 성격의 자금지출은 현금흐름 관리 및 자체 재무부담 상승 가능성 측면에서 신용도 하향압력을 가중하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기존 등급(AA+·안정적)을 유지키로 했다. 롯데건설의 사업경쟁력, 보유 사업장 입지, 롯데그룹의 재무적 대응력 등을 고려하면 이번 단기대여금 실행이 채권의 적기 미회수로 이어져 재무안정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평가다.
한신평은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자금 조달 상황, 3분기 영업실적과 더불어 롯데건설의 유동성 대응 현황 등 단기대여금의 적기 회수 가능성을 기업어음 정기평가 시 면밀히 점검해 신용도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신평은 롯데건설의 경우 유동성 확보를 통해 단기적인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우발채무는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한신평은 "현재 롯데건설이 채무 인수, 자금 보충 약정 등의 신용보강을 제공한 PF 우발채무 규모는 약 6조7000억 원"이라며 "올해 말까지 약 3조1000억 원의 만기가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이어 “롯데건설은 지난 18일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등의 주주사를 대상으로 한 2000억 원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결정에 이어 20일에는 최대주주인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 원을 단기차입하기로 결정했다”며 “주주사 유상증자 및 단기차입 이외에 은행권 등의 일반대출, 담보 차입 등으로 1조 원 이상의 자금조달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난달 말 별도기준 7000억 원의 현금성 자산 등을 보유한 롯데건설이 원활하게 유동성을 확보할 경우 올해 내 만기가 도래하는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등에 대한 대응은 대부분 가능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신평은 "BBB급 건설사와 PF 우발채무 규모가 큰 A급 건설사를 중심으로 보유 자산, 계열 지원 등에 기반한 대체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해 더욱 집중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차환과 상환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건설사를 중심으로 해당 영향을 신용도에 즉각 반영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