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원전 등 증액…신재생은 감액
국회 강대강 대치에 예산안 밀릴 수도
野, 에너지 정책 공세 예고…與는 설득
국회가 국정감사를 마치고 예산심의에 돌입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보다 4000억여 원 감축한 10조 7000억여 원 규모의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강 대 강 대치 중인 국회 문턱을 그대로 넘길진 미지수다. 더불어민주당은 에너지 예산을 중심으로 집중 공세를 펼치고, 국민의힘은 최대한 설득에 나설 전망이다.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중소벤처기업부 종합감사를 끝으로 국정감사를 마무리한다. 국정감사 이후에는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위한 일정에 돌입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8월 기획재정부에 제출안 내년도 예산안으로 올해 11조 1571억 원에 달한 본예산보다 4134억 원 감소한 10조 7437억 원을 제출했다. 2차 추경인 10조 8774억 원보단 1437억 원 감소한 수치다.
특히 반도체 인력 양성을 위한 반도체 아카데미를 위해 23억 원을 투입하고 민관 공동투자 반도체 고급 인력 양성에 100억 원을 지원하는 등 첨단·주력산업 육성 예산에 5조 2608억 원을 배정했다. 반도체만 따졌을 때 올해 3169억 원보다 184억 원 늘어난 3353억 원이다.
소재·부품·장비 분야도 올해 1조 3129억 원에서 1조 3561억 원으로 늘어난다. 새 정부의 핵심 정책인 원전도 4839억 원에서 5738억 원으로 증가했다. 공급망 역시 4299억 원에서 6744억 원으로 늘어났다.
다만 신재생에너지 정책이 담긴 저탄소 전환이 1조 8986억 원에서 1조 4207억 원으로 급감했고, 지역균형발전도 1조 5억 원에서 8721억 원으로 떨어졌다. 문재인 정부의 추진 과제였던 신재생에너지 정책과 균형발전 정책이 축소된 것이다.
산업부는 해당 내용을 바탕으로 산자위에 예산안을 보고한다. 이후 산자위는 예산안 심사 일정을 잡고 예산 소위를 통해 세부 내용을 검토한다. 검토 후엔 예결위원회에서 최종 심사에 들어가고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문제는 현재 여야가 강 대 강 대치에 들어선 상황이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여의도 당사 압수수색과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주사파 발언 등을 두고 사과를 요구했고, 대장동 특검까지 제안한 상태다. 이에 응하지 않으면 예산안 심사 과정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만 손해라는 입장이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민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새 정부가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 예산안을 빨리 처리해야 하는데 발목이 잡힌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자위에선 원전 등 새 정부의 에너지 정책을 중심으로 집중 공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은 에너지 정책의 허점을 짚고, 국민의힘은 최대한 설득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더불어민주당 산자위 간사를 맡은 김한정 의원은 통화에서 "몇 가지 쟁점이 있다. 특히 재생에너지 삭감 부분"이라며 "에너지 정책에서 문제점이 있어 논란이 많을 것 같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산자위 간사인 한무경 의원은 "반도체 쪽은 여야가 큰 문제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원전 쪽은 설득을 좀 해야 한다. 한전의 적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니 원전이 가장 싸니깐 지금은 필요하지 않겠냐는 방법으로 설득하는 방법밖에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