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익은 정책으로 금융시장 혼란을 불러온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7주 만에 물러나고 후임 총리로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이 선출되면서 영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는 등 시장은 일단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새 총리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영국 경제의 불확실성은 여전히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2032년 6월 만기인 10년물 영국 국채 가격은 이날 전 거래일보다 2.46% 상승했다.
이에 따라 지난 21일 장중 한때 4.1%를 넘어섰던 영국 국채 금리도 이날은 3.7%대로 내려왔다.
다만 혼란이 본격화하기 전인 지난달 15일 국채 금리가 3.1%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아직 충격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를 인용해 수낵 총리 선출 후 영국 국채의 부도 위험 지표인 신용디폴트스와프(CDS)도 감세안 발표 이후 최저 수준으로 내려갔다고 전했다. 5년물 영국 국채의 CDS가 21일 종가 0.35%포인트에서 이날 0.3%포인트로 하락했다는 것이다.
영국 파운드화 가치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0001달러 오른 파운드당 1.1304달러에 마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영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수낵 총리 내정자 앞에 과제가 산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지난달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영국이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해 경기후퇴에 접어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게다가 영국 정부 통계에 따르면 9월 소매 판매는 1.4% 감소해 시장 전망치에 못 미쳤고 소비자 심리지수도 역대 최저 수준을 맴돌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임 내각은 오는 31일로 예정된 예산안과 중기 재정 전망 발표를 정리해야 한다. 예정대로 발표할지, 증세와 지출삭감을 어떻게 할지 어려운 결정이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