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와 회의 열고 상황 진화 나선 머스크, 효과는 그닥
비용 절감, 수익 증대 위해 모든 방법 동원하고 있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로 트위터 광고를 중단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머스크가 회사를 인수하자마자 경영진을 해고하고, 이사회를 해산하는 등 전반적으로 회사 운영의 불확실성을 키운 탓이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식품회사 제너럴밀스, 오레오 제조사 몬델리즈인터내셔널, 자동차 제조업체 제너럴모터스(GM), 폭스바겐, 아우디, 제약회사 화이자 등이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
이들 기업은 머스크가 만드는 변화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일부는 머스크가 콘텐츠 품질 관리를 축소할 가능성을 염려한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콘텐츠 규정을 어긴 계정을 복구하겠다고 하거나 음모론을 트윗하며 유해 콘텐츠에 관대한 모습을 보였다.
회사 인수 직후 핵심 경영진을 해고하고, 이사회를 해산시키는 등의 행보는 지나치게 극적인 변화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세라 퍼소넷 트위터 최고고객책임자(CCO)와 레슬리 벌랜드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등 광고판매 및 마케팅 부서 핵심 인물들이 트위터를 이탈한 점도 광고주들에겐 부담으로 작용했다.
머스크는 급히 광고주 안심시키기에 나섰지만 큰 효과를 보진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머스크는 전날 세계 최대 마케팅 회사인 WPP그룹과 코카콜라, 유니레버, 구글 등과 화상회의를 진행하며 봇 플랫폼을 없애고, 커뮤니티 관리 도구를 추가하겠다는 등 여러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주들의 이탈은 머스크를 짓누르는 트위터의 재정 압박을 가중한다. 머스크는 440억 달러(약 62조4756억 원)에 트위터를 인수하면서 인수 자금의 일부를 트위터가 대출하는 차입매수 방식으로 조달했다.
머스크는 수익 증대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논의 중이다. 머스크 팀은 현재 요금을 내면 유명인에게 사적인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유료 다이렉트 메시지(DM) 서비스와 동영상 서비스에 ‘페이월(Paywall)’을 도입해 요금을 내지 않으면 특정 동영상을 볼 수 없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머스크는 이미 유료서비스인 ‘트위터 블루’ 사용료를 월 4.99달러에서 8달러로 인상한다고도 밝혔다. 또 블루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정에 한해 계정 인증 마크를 받을 수 있게 할 전망이다. 지금은 없어진 트위터의 짧은 동영상 서비스 ‘바인(Vine)’을 되살리는 방안에도 관심을 보인다.
머스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들을 대규모 정리해고 할 계획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이날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트위터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전 세계 인력을 줄이는 힘든 과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4일 오전 9시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해고 여부를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인 해고 규모는 전해지지 않았으나, 앞서 외신들은 머스크가 트위터 직원 전체의 약 절반인 3700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이밖에도 머스크는 회사 인프라 부문에서 연간 최대 10억 달러 비용 절감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머스크는 트위터 직원 휴무일을 없애는 등 기존 업무 문화 지우기에 나섰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기간 도입한 월 휴무제를 없애고, 원격 근무제도 없앨 계획이다. 해고를 피한 직원들은 앞으로 사무실로 복귀해 풀타임 근무를 하게 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