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총리, 한국 해군 향해 경례도
북한 미사일 도발로 인한 한미일 공조 강화 필요성
국제관함식이 6일(현지시간) 가나가와 현 사가미만에서 개최됐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보도했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창설 70주년을 기념해 열린 이번 국제관함식에는 한국과 미국을 비롯해 12개국 18척 함정이 참여했다. 일본 방위성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외한 모든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 회원국을 초청했으나 중국 해군은 함정을 파견하지 않았다.
이날 관함식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이즈모 선내에서 의장대를 사열한 뒤 오전 11시 5분께 갑판 사열대에 모습을 보이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즈모 함을 사열한 기시다 총리는 한국 해군을 향해 경례하기도 했다.
닛케이는 이번 관함식에 한국 해군이 2015년 이후 7년 만에 참가한 것을 계기로 한일 군사 당국의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2018년 한일 군사당국은 우리 대법원이 일본 기업들의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양국 관계가 급격히 악화하자 서로가 개최하는 관함식에 함정을 보내지 않았다.
우리 해군이 2018년 제주도에서 주최한 국제관함식에서 일본 측은 '자위함기 대신 일본 국기(일장기)를 게양해 달라'는 우리 측 요구에 불응하면서 관함식 참가를 아예 취소했다.
같은 해 동해와 남해에서 우리 해군함을 겨냥한 일본 해상자위대 초계기의 근접 위협 비행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면서 양국 군사 당국의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렀으며 이에 일본은 2019년 국제관함식에 한국을 초대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우리 해군이 욱일기가 걸려 있는 일본 대형 호위함 '이즈모'를 향해 거수경례했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 해상자위대는 군국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욱일기' 문양의 깃발을 공식 깃발로 사용하고 있다. 이에 한국 해군은 다른 나라 해군과 마찬가지로 관함식 관례상 경례를 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욱일기의 상징적 의미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여론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예상됨에도 한국 해군이 일본이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참석을 결정한 것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도발로 한미일 3개국이 공동훈련 등을 거듭하는 등 공조 강화에 나서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닛케이는 기시다 총리가 이달 중순 윤석열 대통령과 대면 협의를 추진하는 등 관계 정상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