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우크라 확전 관리’…미국-러시아, 극비 협의

입력 2022-11-07 16:34수정 2022-11-0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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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안보보좌관, 러시아 관리들과 비밀리에 통화
확전 가능성 막고, 대화 채널 유지하려는 것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키이우(우크라이나)/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러시아 고위 관리가 우크라이나 확전을 막기 위해 비밀리에 계속 소통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외교담당 보좌관과 니콜라이 파트루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와도 통화를 해왔다고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관계자들은 통화 내용이나 날짜, 횟수 등은 알려주지 않았다. 다만 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가 고조될 위험을 차단하고, 대화 채널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해서 연락해왔다고 설명했다. 전쟁 종식 합의에 관한 내용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러시아는 모두 확인을 거부했다. 에이드리언 왓슨 미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양국 협의 여부를 묻는 말에 “사람들은 많은 것을 주장한다”라고 말할 뿐 더 이상의 설명은 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지난 3월 설리번 보좌관과 파트루셰프 서기의 통화 사실을 인정한 이후 어떤 대화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제재하면서도 일정 수준의 대화를 이어가는 게 상호 안보 이익을 위해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 시절 나토(NATO)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이보 달더는 “핵무장 국가끼리는 특히 상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하고, 우발적 사태나 전쟁을 피하려면 대화 채널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특히 양국 소통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지난 9월 러시아군이 핵무기를 사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을 때도 비공개로 “핵무기 사용은 러시아에도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고를 전달했다.

또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냉전 이후 가장 안 좋은 상황에 있는 만큼 오히려 소통 채널을 열어둬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과 러시아의 관계는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급속도로 악화했다.

지난해 6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러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양국의 견해차를 확인한 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작년 12월과 올해 2월 두 차례 푸틴 대통령과 대화를 하며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실패로 돌아갔다. 이후 양국의 외교적 접촉이 급격히 줄었다.

한편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철수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하고 있다. 러시아가 헤르손 주민들에게 대피하라고 경고하면서 자국군도 철수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데, 우크라이나는 이를 러시아의 함정으로 보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수도 키이우에 남아 있는 주민 약 300만 명의 대피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반시설을 겨냥한 러시아군의 공격에 완전 단전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키이우주 당국은 시민들을 위한 난방 대피소 1000곳을 마련해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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