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대책' 발표…위기정보 34종→44종 확대
정부가 ‘수원 세 모녀 사건(8월)’과 같은 비극을 막고자 위기가구 발굴을 위한 입수 정보를 대폭 확대한다. 연락 두절된 위기가구에 대해선 지방자치단체가 실거주지, 연락처를 파악해 필요한 정책을 지원한다.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복지부 ‘복지 사각지대 발굴·지원체계 개선 전담팀(TF)’애서 논의돼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확정됐다.
정부는 먼저 위기가구 발굴을 위한 입수 정보를 현행 34종에서 44종으로 확대한다. 이달부턴 중증질환 산정특례, 요양급여 장기 미청구, 장기요양등급, 맞품형 급여 신청, 주민등록 세대원 등 5개 정보를, 내년 하반기에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대상, 채무조정 중지(실효) 정보, 고용위기(고용단절·실업) 정보, 수도요금 체납 정보, 가스요금 체납 정보 등 5개 정보를 추가한다.
특히 위기가구 발굴의 정확도를 높이고자 ‘개인’ 중심의 발굴 대상자 선정 모형을 ‘세대 단위 모형’, ‘생애주기별 모형’ 등으로 다양화한다. 정태길 복지부 복지정보기획과장은 전날 사전브리핑에서 “어떤 가구에서 세대주는 체납, 배우자는 질병, 자녀는 연체가 발생했다면 위기도를 더 높게 평가하는 방식”이라며 “위기도 판단의 정확도를 높이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위기의심가구 중 빈집이나 연락 두절 가구에 대한 현장조사를 병행하고, 주민등록지·실거주지 불일치자 정보도 사각지대 발굴 시스템에 신규 연계한다. 구체적으로는 사회보장급여법과 시행령, 주민등록법 시행령을 개정해 지자체가 행정안전부, 통신사가 보유한 연락처, 다가구주택 등 동·호수 정보를 넘겨받아 세대주·세대원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4차부터 올해 3차까지 중앙 발굴 대상자 중 빈집, 연락 두절로 연락이 안 된 사람은 1만7429명이다.
사생활 침해 우려에 대해 정 과장은 “개인정보 침해 문제가 있지만, 위기가구를 적절히 발굴해 적기에 지원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다만 사생활 통제,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자체 공무원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지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위기가구 발굴 중 사망 위기, 사망 의심 가구에 대한 구조·구급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경찰·소방의 협조를 받아 강제 개문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마련한다.
관건은 현장 인력 확보다. 인구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찾아가는 복지’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는 데 더해, 이번 대책으로 현장조사가 늘면 사회복지 담당공무원들의 업무환경도 악화할 수밖에 없다.
오진희 지역복지과장은 “사회복지 공무원들의 업무부담 증가는 국회에서도 지적됐고, 언론에도 많이 보도됐다. 실제로 ‘찾아가는 맞춤형 보건복지팀’ 조사 건수가 2018년에 45.6건이었는데, 지난해엔 2.5배 정도 증가했다”며 “현장 의견을 수렴하고 있고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통해 실태조사와 ‘행정환경 변화에 따른 전달체계 강화방안’ 연구도 추진 중이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그걸 토대로 인력 충원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