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적분할 피하고 인적분할 택한 OCI…소액주주 리스크↓대주주 지분율↑

입력 2022-11-2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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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할 개요 (OCI)

OCI가 주력 화학 사업 부문 독립을 위해 ‘인적분할’을 택했다. OCI는 인적분할 후 사업회사를 자회사로 편입해 지주회사 체제로 완전히 전환할 계획이다. 인적분할을 택하면서 소액주주 리스크는 낮추고 대주주 지분율은 높일 수 있는 묘수를 꺼내 들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OCI는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인적분할을 추진한다. 베이직케미칼, 카본케미칼 등 회사의 주력사업인 화학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하는 것이다. 인적분할로 추진하기에 기존 회사 주주는 OCI 홀딩스와 OCI의 지분율에 따라 동일하게 분할 신설법인의 주식을 배분받는다. 분할 비율은 OCI 홀딩스 69%, OCI 31%다.

OCI가 시가총액 2위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처럼 물적분할이 아닌 인적분할을 택한 것은 소액주주 리스크는 덜되 최대주주 지분율은 높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인적분할 후 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이 필요해 이 과정에서 지주사의 대주주 지분율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분할 방법으로는 두 가지로 인적분할과 물적분할이 있다. 물적분할은 모회사에 모든 주식이 귀속되면서 기존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부분이 없다. 반면 인적분할은 기존 주주들이 신설 법인의 주식을 나누어 가지면서 물적분할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액주주 리스크가 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물적분할 사례로는 LG에너지솔루션이 대표적이다. 2020년 9월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만 떼어내 분할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른바 ‘쪼개기 상장’이다.

LG화학에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알짜 사업에 속했는데, 물적분할로 진행하면서 기존 LG화학 주주들은 새로운 회사의 주식을 아예 갖지 못하게 돼 반발이 심했다. 덤으로 물적분할 소식이 들리자 LG화학 주가도 크게 하락한 바 있다.

이외에도 지난 9월과 10월에도 DB하이텍과 풍산이 각각 물적분할을 시도하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소액주주연대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주주들이 기존 기업가치 훼손에 따른 주가 하락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다만, OCI와 같이 인적분할을 한다고 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인적분할하는 회사가 핵심 사업을 지니고 있거나 현금 자산이 풍부한 회사라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24일 기준 OCI는 전 거래일 대비 5.29% 오른 10만9500원으로 장을 시작했지만, 점차 매도세가 거세지면서 오히려 5% 넘게 빠진 9만7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분할 이후 OCI홀딩스가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위해 분할신설회사 OCI 지분에 대해 공개매수를 통해 현물출자 유상증자 진행 할 전망”이라면서 “분할신설회사 OCI 기명식 보통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 중 공개매수 응모한 주주로부터 해당주식을 현물출자 받고 대가로 분할존속회사 OCI홀딩스 주식을 신주로 발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연구원은 “OCI가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사업과 석유화학, 카본소재 사업 등은 시장 관심을 받지 못해왔다”며 “이러한 사업이 분할돼 상장됨에 따라 가려져 있던 가치가 부각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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