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 준회원국 가입 시 자동 FTA…칠레‧콜롬비아‧페루 이미 발효
메르코수르, 보호무역주의 커 가능성 희박
24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등 중남미 전문가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당면한 FTA 정책과제 중 하나는 중남미 국가와의 FTA 체결 확대지만 진전이 더디다. KIEP는 연구보고서 '중남미 국가의 FTA 활용 인프라 분석 및 협력 방안'을 통해 "세계무역기구(WTO)의 무기력증, 코로나19 방역조치,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미·중 경제분리 등 세계통상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발효 FTA의 활용도를 높이면서 신규 FTA 추진을 통해 FTA 정책의 내실화를 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선 정부가 FTA 대상으로 삼은 중남미 국가 중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나라 중 하나가 멕시코다. 멕시코와의 교역 규모가 꽤 클 뿐 아니라 미국에 우리 자동차를 수출하는 과정에서 멕시코 공장을 거치고 있어 FTA 체결 후 여러모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는 2000년대 중후반부터 멕시코와 지속적으로 논의를 해왔지만 현지 철강 등 자국 산업 위축을 우려한 산업계 반발로 협상이 여러번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기류가 바뀐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이승호 KIEP 부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철강 등은 중국에서도 이미 들어와 있어 우리나라가 추가로 들어간다고 멕시코 산업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낮아졌으며, 우리나라의 수입품과 투자 성격 등을 고려해보면 멕시코엔 오히려 고용창출 등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태평양동맹(PA)의 경우는 우리나라가 준 회원국으로 가입을 할 경우 자동으로 FTA 협상이 완료된다. 이 부연구위원은 "4개국 중 칠레‧콜롬비아‧페루과는 이미 우리나라와의 FTA가 발효돼 있어 준회원 가입이 성사될 경우 사실상 멕시코와 FTA 체결이 이뤄진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에콰도르의 경우 FTA 논의가 시작된지는 얼마 안됐지만 협상 타결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전망이다.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문서상 협의는 오랜기간 이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브라질을 포함한 메르코수르와의 FTA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해당 회원국들의 보호무역주의가 상당히 심해 이른 시일 내에는 불가능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2004년 가장 먼저 FTA를 맺은 칠레의 경우 'FTA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고도화(현대화)는 2004년 이후 10년 이상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변화된 무역환경 등 상황에 따라 규범, 조항 등을 업그레이드 하는 작업이다. 이를테면 협상 당시에는 '디지털 무역'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고도화 작업을 통해 관련 조항에 추가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첫 번째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대응책을 주문했다. 산업연구원에선 내년 수출이 올해보다 3.1% 줄어들고 무역수지도 266억 달러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26년 '세계 5대 수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 아래 중동·중남미·유럽연합(EU)을 3대 전략시장으로 설정하고 지역별 특화전략을 추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