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니커테크도 물량 쏟아지며 프리미엄 반토막
'전통 재테크' 부동산 시장도 흔들…영끌족 내몰려
농구 레전드 마이클 조던의 친필 사인이 들어 있는 1억 원짜리 ‘1985년판 에어조던 1 시카고’, ‘무늬 히메(파라곤) 알보’라는 이름표가 붙은 500만 원짜리 관엽식물 ‘몬스테라’, 1000원으로 살 수 있는 50억 원대 피카소 작품.
지난해 재테크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신(新)재테크 방법들이다. 저금리 시대 MZ세대들은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을 통해 대출받은 돈으로 투자하며 쏠쏠한 이익을 거뒀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시장은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1년 새 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재태크 시장도 빠르게 재편된데 따른 것이다.
MZ세대로부터 가장 주목받았던 '아트테크'가 가장 먼저 타격을 받았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미술품 경매 시장 분석 결과 낙찰총액은 439억41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약 953억 원)의 46%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국내 미술품 경매 낙찰률도 하락했다. 올해 3분기 경매시장에 출품된 6404점 중 3880점이 낙찰돼 낙찰률은 60.59%로 전년 동기(70.05%) 대비 9.46%p 감소했다.
김영성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이사장은 "미술시장의 수요층 기반이 견고하지 못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만 해도 뜨거웠던 MZ세대의 아트테크 열풍이 잦아든 것을 관련 시장 위축의 요인으로 꼽았다.
한정판 스니커즈를 다시 팔아서 수익을 올리는 스니커테크도 최근 프리미엄 가격이 반토막 수준이 됐다.
네이버 리셀 플랫폼 크림에 따르면 나이키 조던 시리즈 중 큰 인기를 끌었던 '조던1 레트로 하이 OG 시카고 2022' 모델은 지난달 9일 99만 원에 거래됐으나 4일 기준 현재 시세는 46만 원 수준으로 하락했다. '조던1 미드 라이트 스모크 그레이' 모델은 지난 9월 63만9000원에 거래되던 것이 4일 현재 17만4000원까지 추락했다.
꾸준히 모은 돈을 스니커테크에 투자하고 있다는 양진형(29) 씨는 "언론을 통해 스니커테크와 관련한 보도가 이어지고 MZ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발을 실제로 신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리셀을 목적으로 유입이 된 사람들이 급증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시장 상황 급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관련 중개플랫폼도 늘어난 데다 한정판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면서 그만큼 프리미엄도 하락하는 것 같다. 이대로면 스니커테크 시장도 시들해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급등하는 금리에 재테크 시장뿐 아니라 전통적인 재테크로 꼽히는 부동산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최근 금리는 높아지고 집값은 하락하면서 영끌을 통해 '내 집 마련'에 나섰던 MZ세대는 집을 내놔도 팔리지 않고, 대출 이자 부담은 커지고 한숨만 내쉬고 있다.
김은진 레오대출연구소 대표는 "대출을 받아 재테크를 하고 있는 MZ세대라면 대출 이자보다 수익이 많아야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며 "자신의 수익률을 점검해보고 만일 대출금리보다 높지 않다면 이른 시일 내 갚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