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단품 아닌, 모듈 통해 속도 향상
인텔ㆍ르네사스 협업…2~3년 후 양산
SK하이닉스는 세계 최고속 서버용 D램 제품인 ‘DDR5 MCR DIMM’의 샘플 개발에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2~3년 후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제품은 동작 속도가 초당 8Gb(기가비트) 이상으로, 초당 4.8Gb인 서버용 DDR5보다 속도가 80% 넘게 빨라졌다.
DDR은 서버와 PC에 주로 들어가는 D램 규격으로, 현재 5세대인 DDR5까지 개발됐다. 그중에서도 MCR DIMM은 여러 개의 D램이 기판에 결합한 모듈로, 모듈의 기본 정보처리 동작 단위인 랭크 2개가 동시 작동돼 속도가 향상된 제품이다.
이번 MCR DIMM 개발에는 DDR5의 동작 속도를 높이기 위해 새로운 개념이 도입됐다. 그동안 DDR5의 속도는 D램 단품의 동작 속도에 좌우된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이번 제품에서는 D램 단품이 아닌, 모듈을 통해 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됐다.
SK하이닉스 기술진은 MCR DIMM에 탑재한 데이터 버퍼(Buffer)를 사용해 D램 모듈의 기본 동작 단위인 랭크 2개가 동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 버퍼는 D램 모듈 위에 같이 탑재돼 D램과 CPU 사이의 신호 전달 성능을 최적화하는 부품으로, 고성능과 안정성이 요구되는 서버용 D램 모듈에 주로 탑재된다.
이에 따라, 보통의 D램 모듈에서는 1개의 랭크에서 한 번에 64바이트(Byte)의 데이터가 CPU(중앙정보처리장치)에 전송되지만, MCR DIMM에서는 2개의 랭크가 동시 동작해 128바이트가 CPU에 전송된다. 이처럼 모듈에서 CPU로 가는 회당 데이터 전송량을 늘림으로써 SK하이닉스는 D램 단품보다 2배 가까이 빠른, 8Gbps 이상의 속도를 구현해냈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제품 개발에 성공하는 데 미국 인텔, 일본 르네사스와의 글로벌 협업이 주효했다고 강조했다. 3사는 제품이 나오고 세계 최고 속도와 성능이 검증되기까지 긴밀하게 협업해 왔다.
류성수 SK하이닉스 부사장(D램상품기획담당)은 “당사의 모듈 설계 역량에 인텔의 서버 CPU와 르네사스의 버퍼 기술력이 융합되면서 이번 제품 개발이 가능했다”며 “실제로 MCR DIMM이 안정적으로 성능을 내려면, 모듈 내외에서 함께 동작하는 데이터 버퍼와 서버 CPU 간의 상호작용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류 부사장은 “세계 최고 속도의 MCR DIMM 개발을 통해 당사는 또 한 번 DDR5의 기술력 진화를 이뤄냈다”며 “앞으로도 당사는 기술한계 돌파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서버용 D램 시장에서 1등 경쟁력을 공고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향후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MCR DIMM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는 고객 수요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맞춰 이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