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정규직이 1% 늘어날 때 기간제 고용인원은 18%나 증가했다. 이른바 '질 좋은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금융권, 그 중에서도 은행에서 이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는 국내 매출액 규모 500대 기업 중 352개 기업의 고용인원 변화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밝혔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이들 기업의 전체 고용인원은 135만8356명으로 작년 말(132만9271명)보다 2.2%(2만9085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조사대상 기업의 고용인원 중 정규직은 123만5155명에서 124만8998명으로 1.1%(1만3843명) 증가했다.
반면 기간제 직원은 8만2744명에서 9만7573명으로 17.9%(1만4829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임원 수는 3.6%(413명) 증가했다.
특히 은행 업종에서 기간제 직원이 많이 늘어났다.
은행지주를 포함한 13개 은행 중 한국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을 제외한 12개 은행이 정규직을 줄이고 기간제 직원을 늘렸다.
올해 들어 9월까지 은행업종의 전체 고용인원은 3.3%(2859명) 감소했다. 정규직은 4409명 줄었으며, 기간제 직원은 1518명 증가했다.
정규직을 가장 많이 줄인 은행은 한국씨티은행이었다. 한국씨티은행의 정규직은 작년 말 3040명에서 올해 9월 말 2055명으로 59.9%(985명) 급감했다. 기간제 직원은 725명 늘었다. 다만 한국씨티은행은 지난해 전체 소비자금융 사업 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국민은행은 같은 기간 정규직이 1027명 줄었으나 기간제 직원은 627명 늘었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업종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 업종 27개 기업에서는 정규직이 1854명이 줄고 기간제 직원이 1768명 늘어났다.
현대자동차는 이 기간 정규직이 1948명 줄었고 기간제 직원은 906명 늘었다.
기아는 정규직에서 378명이 줄었고 기간제에서 225명이 늘어났다.
정규직과 기간제 직원이 모두 증가한 곳은 IT·전기전자 업종이었다.
IT·전기전자 업종 28개 기업의 근로자 수는 작년 말 28만1503명에서 올해 9월 말 29만7772명으로 5.8%(1만6269명) 증가했다.
삼성전자가 4419명 늘어 가장 많은 인원이 증가했다.
이어 LG이노텍 3367명(정규직 1847명, 기간제 1520명), LG디스플레이가 2229명(정규직 1777명, 기간제 452명) 등 순이었다.
석유화학 업종에서는 고용인원이 9개월 새 6761명이 늘었다. 정규직에서는 5982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