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 개인투자자)의 ‘톱픽’인 테슬라 주가가 반 토막 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테슬라는 13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4.09% 하락한 160.95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6.5% 하락한 156.91달러까지 밀렸고, 장중 시가총액도 2년 만에 처음으로 5000억 달러(약 648조 원)를 밑돌았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대비 50% 넘게 하락하며 반 토막 났다. 테슬라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32배로, 평균 PER 대비 70% 할인된 수준까지하락했다.
테슬라를 쓸어담았던 서학개미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는 올해 들어 테슬라를 26억4800만 달러(약 3조4000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테슬라는 증시침체에 서학개미로부터 외면받다가 5월 이후 처음으로 국내 개인투자자 순매수 종목 1위(10·11월) 자리를 재탈환했다.
국내 개인투자자는 테슬라의 전기트럭 공개와 내년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 수혜 등을 기대하고 4분기 1조 원 넘게 테슬라를 사모았다. 10월부터 12월 현재까지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한 금액만 약 9억9500만 달러(약 1조2900억 원)에 달한다. 그러나 S&P 500 지수가 4분기 들어 12% 상승한 것과 달리 테슬라는 같은 기간 40% 하락하며 서학개미를 배신했다.
테슬라의 주가를 끌어내린 건 트위터 인수 후 불거진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개인적인 기행이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계정을 복원하는가 하면, 지난달 중간 선거를 앞두고선 공화당에 투표하라는 글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애플을 겨냥해선 "트위터 광고를 중단했다"며 전쟁을 선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방역 사령탑’인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저격했다.
블룸버그는 “트위터와 관련한 머스크 리스크가 새해에도 테슬라에 악재가 될 것”이라고 했고, 웨드부시 증권은 “머스크가 트윗을 할 때마다 테슬라에 대한 돌출적인 위협 요소가 나타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머스크가 트위터 탓에 테슬라 경영을 소홀히 한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테슬라의 사업 지배력도 약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에 따르면 테슬라의 미국 전기차 시장점유율은 2020년 79%, 2021년 71%에서 올해 1~9월 65%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2025년에는 테슬라의 점유율이 20% 아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중국과 유럽 등이 전기차 보조금 소멸 및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는 점도 주가 상승 제한 요인으로 꼽힌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에는 보조금 종료 또는 축소를 앞두고 전기차 수요가 급증할 수 있으나, 내년에는 오히려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