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아시아로 눈 돌리는 미국인 여행객…“억눌린 수요 방출”

▲미국 덴버국제공항에 23일 여행객들이 수속절차를 밟고 있다. 덴버(미국)/AP뉴시스

관광시장 조사기업 데스티네이션애널리스트의 최근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31%는 국내보다 해외여행에 더 관심을 가진 것으로 집계됐다. 2월 설문보다 6%포인트(p) 오르고 올 들어 가장 높은 것이다.

여행 전문 플랫폼 호퍼가 발간한 보고서에선 이달 첫째 주 내년도 항공편 검색의 62%가 국제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검색엔진 카약 내 해외 항공편 검색은 18일에 전년 대비 1.3% 증가했는데, 국내선 검색은 13% 감소했다.

현재 백신을 완전히 접종한 미국인 관광객은 별도 검사나 검역 없이 193개국에 입국할 수 있다. 16개국은 개방은 하되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미국인에게 폐쇄된 곳은 중국과 리비아, 예멘 등 12개국뿐이다.

주목할 점은 그간 유럽에 치중됐던 여행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으로까지 분산됐다는 점이다. 호퍼에 따르면 이달 초 가장 인기 있던 국제선 목적지 10곳 중 8곳이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몰렸다. 일본 도쿄와 베트남 호찌민, 태국 방콕이 1~3위를 차지했으며 항공료는 왕복 기준 평균 약 1200달러(약 153만 원)였다. 하반기 아시아에서 대대적인 국경 재개를 펼친 효과가 나오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한 달 이상의 장기 여행은 여전히 유럽과 북미가 강세라고 에어비앤비는 설명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 우려에도 여행 수요가 늘어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년간 억눌렸던 수요가 터져 나온 데 따른 것이다.

여행 가이드북 론리플래닛의 니티야 체임버스 편집장은 “지금의 경제와 물가는 사람들의 여행을 막지 못하고 있다”며 “집에 있었던 사람들은 다시 나가고 싶어 하고 버킷리스트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시대 원격 근무 급증으로 버킷리스트 여행은 이제 달성 가능한 현실이 됐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