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 행사 첫날 7시간, 남은 이틀은 10시간
공식 대표단은 이탈리아와 독일 대표단만 초대
지난해 12월 31일(현지시간) 선종한 베네딕토 16세 전 교황이 이틀 만에 일반에 공개됐다.
2일 AP통신에 따르면 베네딕토 16세의 시신이 이날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으로 옮겨져 오전 9시부터 처음으로 일반인 조문객에 공개됐다.
이탈리아 보안 당국은 첫날 최소 2만5000명에서 3만 명의 조문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이를 훌쩍 넘긴 6만5000여 명의 조문객이 추모를 위해 성 베드로 대성전을 찾았다.
조문객들은 동이 트기 전부터 조문을 위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줄은 성 베드로 광장 한 바퀴를 다 두를 정도였다.
줄을 선 조문객 중엔 독일 출신의 세계적인 신학자인 발터 카스퍼 추기경도 있었다. 카스퍼 추기경은 AP통신에 “베네딕토 16세는 신학과 영성뿐만 아니라 교황의 역사에도 중요한 발자취를 남겼다”고 말했다.
그는 “베네딕토 16세의 사임은 나약함이 아니라 힘과 위대함의 표시”라며 “그는 더는 교황의 직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걸 스스로 알았다”고 설명했다.
베네딕토 16세는 즉위 8년 만인 2013년 건강상의 이유로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났다. 교황의 자진 사임은 바티칸 역사상 600여 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교황청에 따르면 장례 미사에 공식 초대된 대표단은 이탈리아와 베네딕토 16세의 모국인 독일 대표단뿐이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 등 정부 주요 인사들은 일반 조문객보다 먼저 베네딕토 16세를 찾아 안식을 기원했다.
첫날 조문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10시간 동안 진행됐고, 남은 3, 4일은 오전 7시부터 오후 7시까지 12시간으로 늘어난다.
사흘간의 일반 조문이 끝난 뒤 5일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주례로 베네딕토 16세의 장례 미사가 거행되고, 이후 그의 관은 성 베드로 대성전 지하 묘지로 운구돼 안장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