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인 조희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은 4일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시·도지사-교육감 ‘러닝메이트제’와 관련해 "교육의 자주성과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날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 신년사를 통해 "러닝메이트제는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에서 나타난 일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될 수 없다"며 "오히려 학생과 교육을 생각하기보다는 정당과 정치권에 줄서기를 조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15일 윤석열 대통령은 제1차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시도지사와 교육감을 분리해서 선출하는 것보다 러닝메이트로 출마해 지역 주민들이 선택한다면 지역 균형발전에 훨씬 도움이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시도지사 후보가 교육감 후보를 지명하는 러닝메이트제를 골자로 하는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조 회장은 "교육감들은 지난 30여 년간 교육개혁을 열망하는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자율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성숙한 교육자치를 정착시켜 왔다"며 "앞으로 선거공영제 도입, 충분한 정책홍보 기회 마련 등 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교육부에서 최근 유보통합(어린이집과 유치원 과정 통합) 등의 정책을 발표하는 점에 대해서도 "이러한 정책들이 유·초·중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시·도교육감들과 아무런 논의 없이 추진된다면 교육 현장에서 안정적인 정착과 이로 인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급하고 중요한 정책일수록 교육부는 시·도교육청과의 소통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