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가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시행한 부동산 규제를 확 풀었다. 규제를 완화해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정부가 각종 규제를 완화하면서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만큼은 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이번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DSR 규제가 유지되면서 힘을 잃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DSR은 개인이 가진 모든 부채(빚)를 기준으로 빌릴 수 있는 돈의 상한선을 말한다. 이때 주택담보대출, 학자금대출, 마이너스대출, 자동차할부, 카드론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을 합한 것을 기준으로 연소득 대비 일정 비율까지 대출해준다.
현재 총 대출액이 1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 차주별 DSR 규제가 40%로 적용된다. 전체 소득 대비 내야하는 원리금이 40%를 넘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세대출, 중도금대출, 소액 신용대출 등은 DSR 적용에서 제외된다.
만일 연소득이 6000만 원인 A 씨는 DSR 40%를 적용할 때 매년 내는 원금과 이자가 2400만 원을 넘으면 대출이 제한된다. A 씨가 30년 만기(원리금균등상환), 연 5% 금리로 주담대를 받는 경우 최대 3억325만 원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미 기존 신용대출이 있다면 대출한도는 더 줄어들 수 있다.
특히 A 씨가 정부의 부동산 규제 해제로 서울 내 9억 원대 아파트를 구매할 때 주담대비율(LTV) 70%를 적용하면 최대 6억3000만 원의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DSR 한도가 먼저 적용되기 때문에 대출 한도는 3억325만 원이 최대가 되는 셈이다.
금융당국은 현행 DSR 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20일 "DSR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적어도 지금 상황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가계부채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잠재 위험 요인으로 꼽히는 상황에서 DSR 규제를 완화하면 가계경제와 부동산시장 불안정성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서는 DSR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은행에서도 리스크 관리를 하기 때문에 DSR 규제를 풀어준다고 해서 무소득자에게 무분별하게 대출해 주지 않는다"며 "정부에서도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서는) 시장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규제를 다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