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미래는 자동차’…이재용‧구광모 예상 적중했다

입력 2023-01-10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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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 전망
LG전자 VS사업본부, 흑자 안착…캐시카우 자리매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올리버 집세 BMW CEO 등 경영진과 만나 삼성SDI의 최첨단 'P5' 배터리셀이 적용된 BMW의 최신 전기차 '뉴 i7' 등을 살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LG전자의 전장(자동차 전자장비)사업이 부진한 실적의 확실한 '구원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자동차 산업에 '첨단'이 입혀지면서 전장 부품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영향이 크다. 재계에선 전장을 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적극적으로 투자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전략이 맞아떨어진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전자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삼성전자 전장 자회사인 하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증권가에서 예상한 하만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3조1000억~3조8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최대 30%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최소 2100억 원에서 3300억 원으로 최대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신증권은 연간 기준으로 삼성전자 하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약 13조 원, 영업이익은 41% 성장한 85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삼성전자는 2016년 80억 달러(약 9조2000억 원)에 하만을 인수했다. 와병 중이던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을 대신해 경영 전면에 나선 이 회장이 진행한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었다.

이 회장이 전장을 '뉴삼성'의 한 축으로 삼고 하만을 인수했지만 첫 영업실적은 부진했다. 2017년 하만은 574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인수 직전년도 대비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8년 1617억 원, 2019년 3223억 원으로 점차 회복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20년에는 555억 원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강도 높은 사업ㆍ조직 구조조정을 통해 하만의 체질 개선에 나섰고, 2021년에는 6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증권가의 예상대로라면 하만은 삼성전자에 M&A 된 지 6년 만에 피인수 이전의 영업이익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달성하는 셈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가전ㆍIT 전시회 'CES 2023'에서 하만과 함께 미래형 모빌리티 솔루션 ‘레디 케어’를 선보였다. 레디 케어는 차량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하고 최상의 운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관련 기능을 작동시키는 안전 운전 지원 솔루션이다.

▲구광모 LG 회장이 2023년 신년 영상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사진제공=LG)

LG전자는 글로벌 경기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4분기 TVㆍ가전 사업부가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전장 부문은 달랐다. TV 부문은 적자, 가전은 흑자 규모가 줄었지만 전장의 수익성은 개선됐다.

LG전자는 2013년 VC사업본부를 신설해 전장 사업에 진출했다. 구 회장 취임해 인 2018년 VS사업본부로 전장 사업 조직을 확대 개편했다. LG전자는 구 회장의 실용주의 경영 철학에 맞춰 적자에 허덕이던 스마트폰, 태양광 패널 사업을 과감히 정리했다. 대신 성장 가능성이 큰 전장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수조 원대의 투자를 지속해왔다.

증권가에선 LG전자 VS사업본부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전년 4분기보다 최대 46% 성장한 2조3000억 원에서 2조4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최소 140억 원에서 최대 330억 원으로 흑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삼성증권은 연간 기준으로 VS사업본부의 지난해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8조6000억 원, 17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전장 사업이 9년 만에 LG전자의 '캐시카우'가 됐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차 등 자동차 시장이 갈수록 첨단화되고 있고, 심각한 자동차 출고 지연 문제를 촉발했던 반도체 수급난이 해소되고 있는 만큼 삼성전자, LG전자의 전장 사업 실적은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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