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본토 사람들이 서방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을 맞으려고 마카오로 몰려들고 있다. 마카오에서 관광객이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곳은 마카오 과학기술대학교 병원이 유일하다. 백신 접종 예약이 밀려 12월 중순 신청한 사람조차 2월 말이나 돼야 접종 차례가 돌아온다고 CNBC는 전했다.
작년 12월 기준 중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87%로 부스터샷 접종률은 54%다. 중국이 서방 mRNA 백신을 승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접종 백신은 시노백, 시노팜 등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중국산은 서방과 달리 불활성화 백신으로 예방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의 방역 지침 완화로 국경 이동이 자유로워지자 백신 관광에 나선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홍콩이다.
경영컨설턴트인 인핸스 인터내셔널의 샘 라드완 대표는 “중국인들의 백신 관광 첫 목적지는 홍콩”이라며 “아시아, 미국, 유럽으로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중국 남성은 웨이보에 올린 글에 “홍콩에 간지 오래됐다”며 “방학을 보내고 백신도 맞을 수 있다. 일거양득 아닌가. 예약을 했고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적었다.
홍콩 전염병과학위원회 한 위원은 “본토 중국인들이 백신을 맞기 위해 홍콩으로 몰려들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본토 친척들이 홍콩에서 백신을 맞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문의가 줄을 잇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 당국은 본토 중국인들의 백신 관광을 경계하고 나섰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코로나와 싸울 충분한 백신이 있다”면서도 “단기 여행자들에게 공짜 백신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콩 시민들의 돈으로 여행객들이 백신을 맞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이 백신 관광지로 선호하는 또 다른 지역은 태국이다. 태국 당국의 입장은 다소 긍정적이다. 태국 관광스포츠부 장관은 “부스터샷을 요청하는 외국인 관광객에 무료로 백신을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지난달 밝혔다.
라드완 대표는 “중국을 벗어나는 게 중국인들에게 심리적으로 가장 큰 치료책”이라며 “중국인들은 백신을 접종할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