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측, 한국에 약 40조 원 투자 결정
韓-UAE 양국 정상회담 중 MOU 13개 체결
원자력·에너지·투자·방산 등 4대 핵심 협력 분야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이끌어낸 성과는 크게 3가지다. 구체적으로 △투자 △신뢰 △미래로 압축될 수 있다.
우선 무함마드 대통령은 이날 UAE 아부다비 카사르 알 와탄 대통령궁에서 진행된 정상회담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는 대한민국에 대한 신뢰로 투자를 결정했다”며 300억 달러 (한화 약 40조원) 투자를 결정했다. 그러면서 “나아가 코로나 등 어떠한 어려움이 있어도 계약을 이행해내고 마는 한국 기업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윤석열 대통령님의 이번 국빈방문이 양국관계에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는 원전과 방산 그리고 수소·태양광 에너지 분야 등 양국의 전략적 협력 분야에 고루 투입될 예정이다.
애초 양국 실무진은 UAE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와의 협력 방안을 주로 협의했지만, 무함마드 대통령이 이날 다른 국부펀드들의 한국 투자까지 결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주로 선진국 주요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아부다비투자청과 두바이투자청 등 다른 국부펀드들도 한국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세 국부펀드가 세계에서 운용하는 자산만 1조6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같은 UAE의 대규모 투자 결단은 1980년 양국 수교 이후 점진적으로 쌓인 신뢰가 전제된 것으로 최고 수준의 협력 관계인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격상에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은 물론 양국 발전을 위해 중장기적인 미래를 약속한 셈이다. 특히 연배는 물론 취임 시기도 비슷한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새로운 리더십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300억달러 투자는 내용이나 규모 면에서 볼 때 양국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경제 분야에서 한층 더 강화하는 중요한 성과이자 향후 100년간 미래를 함께하는 협력과 우의를 증진하는 것”이라며 “국부펀드 규모는 전세계 국부펀드의 상위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신기술, 신성장을 위한 중장기 투자가 중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유망기업과 우자본시장 발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300억 달러는 그간 UAE의 국가 간 최대 투자 협력 규모인 영국을 크게 상회하는 압도적 규모다. 앞서 UAE는 영국에 100억 파운드(약 15조1900억원), 중국에 50억달러(약 6조2000억원), 프랑스에 15억유로(약 2조200억원)의 투자를 약속한 바 있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의 방점을 ‘경제 외교’에 찍고 원자력발전(원전), 방위산업(방산), 에너지, 투자 등 4가지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에 중점을 둔 만큼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관련 분야에 대한 13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구체적으로 △포괄적 전략적 에너지 파트너십(CSEP)을 통한 전략적 에너지 관계 강화를 위한 공동선언문(Joint Declaration) △전략적 방위산업 협력 MOU △한-UAE 국제공동비축 사업 △넷 제로(Net Zero) 가속화 프로그램 MOU △자발적 탄소시장(VCM) 파트너십 MOU △다목적 수송기 국제공동개발 MOU △산업은행과 무바달라 간 전략적 투자 파트너십 MOU △도시 내 수소생산·저장·운송·활용 분야 MOU △한-UAE 우주협력 MOU 개정 △중소기업 및 혁신 분야 협력 MOU △수자원 분야 협력 MOU △한-UAE 원자력협정에 따른 행정약정 △한국수출입은행과 아부다비국영에너지회사(TAQA)의 금융협력 MOU다.
그동안 한국과 UAE는 원전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해왔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출로 인연을 맺은 양국은 원전과 관련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윤 대통령은 “특히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를 계기로 전 세계가 주목하는 특별한 관계를 구축했다. 이제 한·UAE 관계를 더욱 확대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또 K-방산 세일즈도 기대된다. 윤석열 정부가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수출국 진입을 목표로 세운 만큼 이번 순방에서의 성과가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통해 원자력 협력, 에너지, 투자, 방산 등 4대 핵심 협력 분야는 물론 신산업, 보건·의료, 문화·인적 교류와 같은 미래 협력 분야에서도 전략적인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감으로써 한-UAE 간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최고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갈 중요한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