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0~64cm 눈 쌓이던 스키장, 7cm 적설량 그쳐
스위스,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온난화
스위스에 있어 지구온난화는 단순한 기후문제가 아닌 경제 위기다. 스위스 스키산업 규모는 연간 약 55억 달러(약 7조 원)에 달한다. 그러나 따뜻한 날씨에 스키 슬로프 운영이 어려워지고, 각종 스포츠 행사 개최가 불확실해지면서 겨울 스포츠 수입 급감이 매우 우려되는 상황이다.
평균 30~64cm 눈이 쌓였던 사텔의 한 스키장의 현재 적설량은 약 7cm에 그친다. 해당 스키장은 충분한 눈이 내리지 않으면 올해 매출이 반 토막 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알파인 스키 월드컵도 일부 행사를 취소했다.
크슈타트리조트의 마티아스 인-앨본 최고경영자(CEO)는 “알프스 지역은 겨울 관광으로 유지하는 경제”라며 “산악 지역 주민들도 스키 리조트에서 일함으로써 농사로는 부족한 수입을 보충한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연방 기상청은 자국이 세계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른 속도로 온난화를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스위스 주변 빙하 부피는 6%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속도의 온난화라면 해발 약 2000m 미만 지역엔 눈 없는 미래가 닥칠 것으로 경고한다. 이보다 높은 고도의 지역도 인공 눈이 있어야만 관광지로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전망한다.
사비네 럼프 바젤대 환경과학 교수는 “눈이 줄어드는 추세는 통계적으로 확인되는 매우 강한 패턴”이라며 “해발 1700m 알프스 지역에선 여름 몇 달간 눈 덮인 지역이 10% 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시급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현지 사업체와 주민들은 수입 대안을 찾고 있으나, 모든 사람이 스키를 타는 곳에서 눈이 사라진다는 것은 정체성에 대한 위협이라고 NYT는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