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스코틀랜드, ‘성별 정정’ 규제 놓고 충돌…사상 첫 거부권 행사

입력 2023-01-17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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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성별 정정 절차 축소한 스코틀랜드에 제동
스코틀랜드법 따라 의회 통과된 법에 거부권 행사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다시 불 지펴

▲리시 수낵(왼쪽) 영국 총리와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12일 만났다. 런던/로이터연합뉴스
영국과 스코틀랜드가 ‘성별 정정’ 규제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영국 정부가 사상 첫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영국 정부가 성별 정정과 관련한 규제를 완화하기로 한 스코틀랜드 법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보도했다.

거부권 행사는 스코틀랜드 의회가 설립한 1999년 이후 처음으로, 영국은 스코틀랜드법 35조에 따라 스코틀랜드 의회가 통과한 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권리를 가진다.

영국이 제동을 건 법은 성별 정정에 필요한 성 인식 증명서(GRC) 취득 절차를 간편하게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스코틀랜드 법안은 성전환자가 출생 시 지정된 성별과 다른 성별로 스스로 선언하는 것을 더 쉽게 한다”며 “이는 영국 평등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의 알리스터 잭 스코틀랜드 담당 장관은 “우린 이 결정을 가볍게 내리지 않았다”며 “필요하고 올바른 조치”라고 반박했다.

이번 충돌은 스코틀랜드의 분리독립 이슈에도 불을 지필 것으로 보인다. 분리독립은 2014년 스코틀랜드 국민투표에 부쳐졌다가 한 차례 무산된 적 있다. 이후 니컬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 정부 수반이 취임한 후 다시 주요 공약으로 제시됐다.

스터전 수반은 “영국의 이번 조치는 선출된 스코틀랜드 의회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이라며 “거부권 행사가 성공하게 되면 더 많은 행사가 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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