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닛산이 르노 신생 전기차 회사에 출자 예정
“1999년 시작한 불평등한 관계, 전환점 맞아”
프랑스 르노가 일본 닛산자동차 지분을 대폭 낮춘다. 닛산은 르노와 대등한 출자 지분을 나눠 가지는 대신 르노가 신설한 전기차 회사에 출자하기로 했다.
30일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닛산과 르노는 성명에서 르노의 닛산 지분을 낮추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르노는 1999년 닛산이 재정난에 빠졌던 당시 지분 37%를 인수해 닛산을 구제해줬다. 이후 협력 관계를 이어갔고 현재는 닛산 지분 43%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합의는 그렇게 보유한 르노의 닛산 지분을 닛산이 보유한 르노 지분율인 15%까지 낮춰 양사가 출자 지분을 대등하게 하려는 목적을 띤다.
양사는 애초 지난해 10월 지분 협상을 마무리하려 했지만, 공동 개발 특허와 기타 자산 배분을 놓고 이견을 보였다. 특히 르노는 공동 자산 일부를 닛산이 아닌 제삼자와 공유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지만, 닛산은 전기차와 관련한 지식재산권 등 기술 유출에 대한 우려를 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 관계자들은 르노의 지분 조정에 대해 프랑스 정부가 개입할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고 닛케이는 설명했다. 2019년 프랑스 정부가 르노에 닛산을 합병할 것을 제안한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합병안은 닛산의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이달 프랑스 정부가 “르노의 닛산 지분 축소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닛산에 보내면서 작업에도 속도가 붙었다.
닛산은 르노의 보유지분을 낮추는 대신 르노가 신설 계획 중인 전기차 회사 암페어에 출자하기로 했다. 최대 15%의 지분을 취득할 예정이지만, 아직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미쓰비시자동차도 투자에 동참하기로 했으며, 내달 6일 영국 런던에서 3사의 투자 세부사항이 발표될 예정이다.
닛케이는 “닛산이 보유한 르노 지분은 프랑스 법적 제약으로 의결권이 없었고, 이런 불평등한 관계에 닛산은 오랜 기간 좌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닛산의 많은 관계자가 양사의 지분 관계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가운데 이뤄졌다”며 “1999년 시작한 동맹의 전환점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