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페이지 반박글에도 투자자 신뢰 회복 요원
아다니 넘어 인도시장 전체 신뢰 흔들릴 수도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아부다비 왕실 소유의 인터내셔널홀딩코(IHC)가 아다니그룹의 주력회사 아다니엔터프라이즈의 유상증자에 약 4억 달러(약 4920억 원)를 투자하며 참여하기로 했다. 전체 유상증자 물량의 16%에 해당하는 규모다. 아부다비 왕실은 아나니그룹에 지난해에만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아부다비 왕실의 이번 투자 결정은 공매도 세력이 아다니의 주가조작과 회계부정 의혹을 제기한 상황에서도 그의 비즈니스 제국에 대한 신뢰를 나타낸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IHC는 “아다니그룹에 대한 우리의 관심은 아다니엔터프라이즈의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과 믿음에서 비롯됐다”면서 “우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아다니엔터프라이즈의 성장 가능성이 크고, 주주 가치를 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 공매도 업체로 유명한 힌덴버그는 24일 아다니그룹이 조세회피처의 역외법인을 활용해 수십 년에 걸쳐 주가조작과 회계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날 아다니그룹은 힌덴버그가 제기한 의혹에 대해 413페이지 분량의 반박문을 공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아다니엔터프라이즈의 주가가 지난 5년간 3000% 폭등한 탓에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시장의 우려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회사 애버딘의 아시아 주식 선임 투자 이사인 제임스 톰은 “분명히 밸류에이션과 펀더멘털 사이에 단절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논란으로 아다니그룹은 물론 인도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악화할 리스크가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매도 행렬이 이날까지 이어지면서 힌덴버그의 보고서 공개 이후 아다니그룹의 상장사 7개의 시가총액이 640억 달러가 증발해 1690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