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반기는 건 화장품, 액세서리, 피부과 등 미용 업계입니다. ‘탈 마스크’ 시대에 맞춰 다시 외모를 가꾸려는 사람들이 급증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환호하는 건 화장품 업계입니다. 립스틱, 아이섀도, 볼 터치 블러셔, 셰딩과 하이라이터 등 마스크 의무화와 함께 판매가 주춤했던 색조 화장품 매출이 다시 뛸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19 기간에는 색조 화장품 구매가 크게 줄었습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화장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고, 오히려 마스크에 화장품이 묻어나 불편했기 때문입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연간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전년 같은 달 대비 화장품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2.1% 감소했죠.
업계는 마스크 해제와 함께 다시 색조 화장품을 찾는 손님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온·오프라인 매장은 고객 맞을 준비를 하고 있는데요. 롯데백화점은 여러 화장품 판매장에서 이번 달 색조 메이크업 서비스를 진행했으며, 현대백화점은 30일까지 나스 메이크업 쇼를 연 데 이어 다음 달 9~12일 디올 뷰티 메이크업 신상품 체험이 가능한 팝업스토어를 열 예정입니다.
매장에서는 화장품 테스트도 가능해졌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에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테스터 용지나 손등에 간접적으로 발라봐야 했는데, 이제 이전처럼 색조 용품을 직접 발라보며 발림성과 발색 등을 테스트할 수 있습니다. 업계는 이러한 테스트 부활도 매출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합니다.
홈쇼핑과 이커머스는 화장품 편성을 늘리고 있습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설 연휴 쇼핑 키워드로 ‘패션/뷰티’를 제안하고 인기 뷰티 상품을 집중 편성한 데 이어 마스크 해제기념 ‘핫딜’로 화장품 세트를 판매 중입니다. 설 연휴 당시 강재준 롯데홈쇼핑 TV본부장은 “이번 설에는 명절 보복 소비 현상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화장품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보고 관련 상품 편성을 확대했다”고 말했습니다. 11번가는 3∼16일 △쿠션팩트(612%) △메이크업 베이스(137%) △아이섀도(79%) △립스틱(66%) 등 색조화장품 카테고리 거래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늘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성형외과·피부과 등 의료계도 반색을 표합니다. 피부과는 마스크에 가려졌던 피부 트러블을 치료하려는 사람이 늘 것으로 전망합니다. 방찬일 대한피부과의사회 홍보 의사는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대다수 피부과 의원 매출이 10~30% 정도 감소했다”고 밝혔는데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완화하며 다시 얼굴 피부 관리에 신경 쓰는 사람이 늘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성형외과 역시 감소했던 수요 회복을 기대합니다. 한때 재택근무와 마스크 착용으로 성형 수술 후 관리가 편해 코로나19 팬데믹 때 성형외과가 성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는데요. 지난해 4월 윤인대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신임 회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환자는 거의 전무하고 국내 환자 역시 평균 50% 정도 감소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매출이 늘었을 것이라는 추측에 대해서는 “코로나 초기 1분기(1~3월)와 전년도 4분기(10~12월) 카드 매출을 비교한 것이어서 사실과 다르다”고 했죠.
이에 마스크를 벗으면 노출되는 부위인 코 성형과 안면윤곽 수술, 리프팅 등 수요가 늘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예측입니다. 특히 겨울철은 성형수술 후 관리가 비교적 쉬운 데다 입시를 마친 수험생들의 성형 수술 수요가 폭등하는 성형 호황기여서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도 당장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에 익숙해진 데다가 경기침체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기 때문입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전환됐음에도 아직 많은 시민이 마스크를 쓰고 있기도 하죠. 마스크 규제 완화 이틀째인 이날 대중교통, 약국 등 일부 장소에서는 아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만큼 쓰고 벗는 게 번거로워 마스크를 계속 쓰고 다닌다는 시민이 많았습니다. 실외 마스크 해제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던 만큼,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는 데도 얼마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고물가·고금리로 인한 경기 침체가 오히려 ‘립스틱 효과’를 자극해 화장품 매출은 크게 늘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립스틱 효과란 경기 불황 시기에 립스틱 같은 저가 화장품 매출이 오르는 현상을 말하는데요. 이에 따르면 립스틱을 비롯해 비교적 저렴하고 화장 기분을 낼 수 있는 색조 화장품은 더욱 수요가 늘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